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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美 제치고 이슬람 ‘제1의 적’
과격 이슬람 단체 소속
중앙亞 출신 20대 남자 범행
또다른 용의자 2명도 수배령

2010년 모스크바 지하철테러
41명의 사상자 낸후 7년만에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지하철 객차 안에서 3일(현지시간) 폭발이 일어나 최소 11명이 숨진 가운데, 용의자는 중앙아시아 출신의 20대 남성으로 추정되고 있다.

러시아 수사당국 관계자는 이날 인테르팍스통신에 “지하철에 타고 있던 자폭 테러범이 폭발 장치를 작동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잠정 자료에 따르면 이 남성은 중앙아시아 출신의 23세 남성”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 남성은 폭발로 사망했으며, 폭발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 잔해들에 대한 조사 결과 자폭 테러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종 결론은 시신에 대한 유전자 감식 뒤에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테러 현장을 찾아 말없이 헌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예고 없이 사고 현장을 찾아 지하철역 입구에 붉은색 꽃다발을 내려놓고 희생자를 위로했다. 이날 사고는 시내 중심과 가까운 센나야 플로샤디 역에서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 역 사이에서 일어났으며 11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부상했다. 러시아 수사당국은 테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조사 중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AFP연합뉴스]

이 자폭 테러 용의자는 러시아에서 활동이 금지된 과격 이슬람 단체 소속으로 알려졌다. 그는 폭발물을 배낭에 넣어 지하철로 갖고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타스통신은 이 남성 용의자 외에 한 여성도 지하철 테러에 관여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폭발이 발생한 객차 외에 다른 지하철 역에서도 폭발물이 발견돼 수사당국이 용의자를 쫓고 있다.

다른 수사당국 관계자는 인테르팍스통신에 “테러 용의자 2명에 대해 수배령이 내려졌다”며 “1명은 폭발한 객차에 폭발장치를 두고 내린 자이고, 또 1명은 다른 지하철 역 ‘플로샤디 바스스타니야’에 폭발물을 둔 자”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플로샤디 바스스타니야역에 있던 폭발물은 소화기 뒤에 숨겨져 있었으며, 미리 발견돼 안전하게 해체됐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러시아연방보안국(FSB)은 용의자가 이슬람국가(IS) 계열의 과격 이슬람 단체 소속이거나 북코카서스 지역의 체첸 민족주의자, 혹은 두 가지 모두에 해당하는 인물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체첸 반군은 그동안 러시아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며 테러를 일으켜왔다. 특히 2002년 모스크바 극장 인질 사건, 2010년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 등 수도 모스크바를 집중 공격했다.

IS도 러시아의 중동 문제 개입에 보복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러시아는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의 IS 거점을 공격한 바 있다.

폴리티코는 “러시아가 빠른 속도로 미국을 제치고 IS, 알카에다 등 과격 이슬람 단체의 제1의 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40분께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센나야 플로샤디역과 테흐놀로기체스키 인스티투트역 사이 구간을 운행하던 지하철 객차 안에서 폭발물이 터져 11명이 숨지고 47명이 부상했다.

폭발물의 위력은 TNT 200~300g 수준이었으며 폭발장치 안에는 살상용 철제 파편들이 포함돼 있었다고 당국은 소개했다. 전문가들은 폭발 위력은 그렇게 크지 않았으나 철제 파편들이 사방으로 튀면서 사상자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폭발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를 방문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한 가운데 일어났다.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연방수사위원회는 이날 폭발을 테러로 규정하면서 다른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아직 원인에 관해 얘기하기는 이르며 테러와 일상적 폭발을 포함한 모든 가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지하철 폭발 사고는 41명의 사망자를 낸 2010년 모스크바 지하철 테러에 이어 7년 만에 발생한 것이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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