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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용병회사 블랙워터 창업자…트럼프-푸틴 비밀 소통채널 추진
러시아커넥션 의혹에 기름
백악관 “모르는 일” 펄쩍

미국 용병회사 블랙워터의 창업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밀 소통 채널 추진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러시아’ 커넥션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블랙워터 창업자인 에릭 프린스가 지난 1월 11일께 인도양의 세이셸섬에서 푸틴 측근과 비밀 회동을 가졌다고 전했다. 트럼프 취임을 9일 앞두고 열린 당시 회동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얀 왕자가 주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회동은 트럼프와 푸틴의 비밀 소통 채널을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고 WP는 미국, 유럽, 아랍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미국측은 러시아가 이란과의 관계 축소에 나설지 여부 등을 탐색했다.

프린스는 트럼프 캠프나 인수위원회에서 공식 직함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프린스는 당시 미팅 참석자들에게 자신을 트럼프의 ‘비공식 특사’라고 소개했다.

프린스는 트럼프의 열성적인 지지자로 꼽힌다. 프린스는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에 25만달러(약 2억8000만원)를 기부했다.

프린스는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 트럼프 측근들과도 가까운 사이다. 프린스의 누나인 벳시 디보스는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이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에릭 프린스의 미팅과 프린스가 인수위에서 맡은 역할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프린스의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완벽한 날조로 당시 미팅은 트럼프와 관계없다”며 “왜 소위 정보기관들은 테러리스트들을 잡지 않고 미국인을 감시하느냐”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 회의(NSC) 중동ㆍ아프리카 선임 보좌관이었던 스티븐 시몬은 “이같은 비공식 채널은 부인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실패 위험없이 아이디어를 테스트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이셸 정부 관리는 해당 미팅에 대해 “모른다”면서도 “세이셸의 럭셔리 리조트는 언론의 눈을 피해 비밀리에 만나기에 좋은 장소”라고 밝혔다.

미국 관리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수사 차원에서 세이셸 미팅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린스에 앞서 트럼프의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이었던 마이클 플린과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큐슈너도 러시아측과 접촉해 논란이 일었다. 플린은 트럼프 취임 전인 지난해 연말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결국 낙마했다.

플린과 큐슈너도 배넌과 함께 지난해 12월 뉴욕에서 자예드 왕자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UAE는 외교의례를 어기고 오바마 행정부에 미국 방문 사실을 미리 알리지 않았다.

WP는 “UAE는 이란과 적대 관계”라며 “러시아와 이란 사이를 벌어지게 하려는 미국과 이해관계가 같다”고 지적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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