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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 대형 병…부산, 50년전 소주를 소환하다
-복고열풍 속 ‘대선블루’ 300만병
-50년전 상표 디자인 인기몰이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부산지역 소주시장에 50년전 브랜드 ‘대선(大鮮)’이 소환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부산의 대표적인 향토 주류기업 대선주조㈜은 지난 1월20일 내놓은 알코올도수 16.9도 소주, ‘대선블루’가 출시 2개월여만인 지난 3월28일까지 300만병이 팔렸다고 3일 밝혔다.

복고소주 ‘대선블루’ 열풍은 대대적인 TV광고 없이 입소문 만으로 이룬 성과여서 더욱 눈길을 끄는 상황. 대선은 50여년전 부산에서 인기를 끌었던 이 회사 제품으로 상표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와 복고풍으로 탄생했다.

부산에서 복고소주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선블루' 사진과 부산시 기장군에 위치한 대선주조 공장 전경 [대선주조 제공].

옛 상표를 활용하여 한정판이 아닌 정규 상품으로 출시한 것은 주류업계에서 드문 일이라 대선블루는 초반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60~70년대 당시의 제품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독특한 라벨 디자인으로 젊은층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도 성공한 것이다.

특히 50~60대 소비자들은 어릴적 보았던 대선 소주를 다시 만나 반갑다며 높은 호응을 보였다. 지금은 사라진 됫병 사이즈도 다시 부활시켜달라는 요구까지 빗발쳤다. 대선주조는 700㎖ 대형 병을 한정판으로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했고, 이는 대선블루 판매상승에 촉매제 역할을 했다.

대선주조 조우현 대표이사는 “대선블루 재구매율이 꾸준히 상승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며 “증류식소주원액을 넣어 소주 특유의 감칠맛을 순하게 살린 것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선블루는 기장의 삼각산(삼방산) 지하 220m에서 길어 올린 천연암반수만 100% 사용하고 증류식소주원액과 자연감미료 토마틴을 넣어 소주 특유의 감칠맛을 살린 제품이다. 이러한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지난 2월에는 2017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선블루가 인기를 끌면서 광고포스터도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대선주조는 제품 출시와 함께 ‘대선으로 바꿉시다’, ‘이번 대선은 다르다’, ‘이제는 대선이다’, ‘지금 대선 각’ 등의 광고카피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이들 모두 대선블루와 대통령 선거를 함께 떠올리게 만드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소비자 사이에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일제의 침략에 맞서 토종 양조가의 자존심을 지켜왔던 대선주조의 역사로 개롭게 주목받고 있다. ‘대선주조’는 대선주조는 1930년 부산에 설립된 지역 토박이 소주제조사로, 당시 일본양조에 맞대응하여 ‘대조선(大朝鮮)양조’라는 의미를 담아 지은 이름으로 90여년동안 부산지역 소비자들에게는 굉장히 익숙해진 이름이다.

조 대표는 “대통령선거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면서 대선블루의 광고포스터를 재미있게 보고 제품을 기억해주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시민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회사이름을 상품명으로도 가져온 것인데 지금의 사회 상황과 때마침 어울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1년 향토기업인 비엔(BN)그룹에 인수된 이후 대선블루, 시원, 시원프리미엄 등을 생산하고 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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