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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호 인양] 투입했다던 전문가 빠진 유해 발굴작업…컨트롤타워 어디에?
-펄 제거 중 유류품 다수 발견…유해발굴단 필요성 제기
-해수부, “민간 전문가 투입” vs 전문가 “연락 받은 것 없어”


[헤럴드경제(목포)=이현정ㆍ박로명 기자] 세월호의 펄 제거 작업 과정에서 유해 유실 우려가 제기된 가운데 유해 발굴을 책임질 컨트롤 타워가 부재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선체에서 나오는 펄 제거 작업은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현재 상하이샐비지과 코리아샐비지 직원 등 80여명이 삽으로 펄을 퍼서 자루에 담는 방식으로 펄을 제거하고 있다. 갑판 위를 채운 펄은 평균 20~30㎝ 높이로 쌓여 있지만 일부 지점은 성인 남성 무릎 높이까지 쌓여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의 펄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가 거치된 반잠수선이 정박한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2일 관계자들이 펄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 2일 펄 제거 작업 도중 5~6㎝의 동물뼈 9점, 혼자 탈출했던 이준석 선장의 여권과 신용카드 등 다수의 유류품이 발견되면서 유해 유실 우려가 커졌다. 현재 세월호 창문과 출입구 293개 중 절반 가량에만 방지망이 설치됐고 일부는 이미 훼손된 것으로 확인됐다. 펄 안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미수습자들의 유해가 굉장히 취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유해 발굴 컨트롤타워가 더욱 절실한 상태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해경 직원 등이 반잠수선의 펄 제거 작업을 참관하고 있지만 이들은 지난 28일 반잠수선 갑판 위 세월호 선체 주변에서 뼛조각들이 발견된 뒤에야 부랴부랴 투입됐다.

해수부는 지난달 30일 유해발굴 전문가인 박선주 충북대 명예 교수도 투입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박 교수는 현장에서는 배제된 상태다. 박 교수는 지난달 31일 정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2시간 가량 유해 발굴 교육을 진행한 것이 전부다.

박 교수는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전쟁전사자유해발굴단에서 책임연구원을 맡았고, 안중근 의사, 일본 홋카이도 조선인 강제 징용자, 노근리 희생자 등 여러 굵직한 유해 발굴 작업에 참여하면서 유해 발굴 분야 권위자로 알려져있다.

박 교수는 “해수부나, 선체 위 유해 발굴 작업과 관련해 그 어떤 연락도 받은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모든 유해 발굴 작업을 지휘할 시스템이 필요한데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공식 출범하지도 않은 선체조사위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한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데 그동안 유해발굴 컨트롤은 누가 할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정부나 조사위 측에서 먼저 연락이 오지 않는데 내가 먼저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원래 지난해 세월호 인양 후 유해 발굴단을 이끌 인물로 낙점됐었다. 민간인 전문가를 내세워달라는 미수습자 가족의 요청을 받아들인 해수부의 결정이었다.

지난해 여름부터 해수부과 박 교수 측은 세월호 인양을 대비해 유해발굴단을 꾸리고자 협의에 나섰지만 이를 담당하던 해수부 직원이 부서 이동 하면서 모든 것이 흐지부지됐다.

김형욱 전 세월호특조위 팀장은 “모든 작업의 주체인 해수부가 유실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먹구구식으로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선체에서 나온 펄도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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