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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밤중 응급수술이…” 의료용 가스 불법사용한 유명 성형외과
-대용량 가스쓰며 미신고 운영 적발
-공급업체는 공업용-의료용 혼용해
-양쪽 모두 결국 경찰조사 받게 돼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미신고 상태로 의료용 가스를 불법 사용해 온 유명 성형외과가 결국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속아서 가스를 납품했다”던 가스공급업체는 공업용 가스통에 의료용 가스를 넣는 교차충전을 한 사실까지 적발돼 함께 고발됐다.

서울 서초경찰서와 경기 김포경찰서는 서울 서초구청의 고발장을 접수해 각각 서초구 내 유명 성형외과와 가스공급업체를 고압가스 안전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경찰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초구의 유명 A 성형외과에 구청 단속직원들이 들이닥쳤다. 점검 수십분 만에 현장에는 하얀색 의료용 가스통이 다량 발견됐다. 빌딩 한 채를 통째로 쓸 정도로 규모가 큰 대형 성형외과에서 수술용 가스가 발견된 건 문제가 아니었지만, 해당 병원이 미신고 상태였다는 게 드러나면서 현장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현행법상 250㎏이상의 액체 산소를 보관하면 지자체에 신고를 해야 한다. 단속반이 미신고 상태로 대량의 의료용 가스를 갖고 있는 이유에 대해 묻자 병원 측은 “밤새 급한 수술이 있는데, 가스가 부족한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가스를 공급한 B 업체도 같은 대답을 했다. B 업체는 “병원에서 한밤중에 급히 수술을 해야 할 상황이 생겼는데 가스가 부족하다고 연락이 왔었다”며 “응급 상황이라 전날 밤늦게 배달을 해줬을 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들의 거짓말은 금세 들통났다. 가스 잔량을 확인한 결과, 밤새 가스를 사용한 기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밤늦은 시간에 배달하는 수법으로 그동안 의료용 가스를 편법 이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과 서초 일대 대부분 성형외과에 가스를 공급하던 B 업체는 공업용 가스통에 의료용 가스를 넣는 이른바 ‘교차충전’을 한 정황까지 적발됐다. B 업체는 지난 2015년에도 같은 잘못을 저질러 행정지도 처분을 받았지만, 3년째 고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A 성형외과는 이번이 첫 적발이었지만, 구청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B 업체와 함께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적발을 하더라도 현행법상 조사 결과에 1년 이하의 징역 정도밖에 처벌이 되지 않는다”며 “약한 처벌 때문에 재범을 하는 경우가 많아 지속적인 단속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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