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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공직자 부패 척결’ 反정부 시위 나발니도 체포
2012년 이후 최대 규모 시위
당국 시위대 500여명 검거


러시아 전역의 주요 도시들에서 ‘공직자 부패 척결’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수백명의 참가자들이 경찰에 연행된 가운데,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도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에서 각각 1000~1만명에 달하는 야권 지지자들이 가두행진을 벌이며 부패 청산을 요구했다.

지난 2011~2012년 부정선거 규탄 대규모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 이날 시위는 나발니가 최근 발표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의 부정 축재 보고서를 계기로 일어났다.

나발니는 보고서에서 메드베데프 총리가 국내 외에 대규모 부지, 고급 저택, 포도원, 요트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그가 공직자 월급으로서는 도저히 구매할 수 없는 고가의 자산들을 축적한 배경을 조사할 것을 당국에 촉구했다.

나발니 보고서는 유튜브에서 11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으나 메드베데프 총리는 이에 대해 해명하지 않았고, 당국도 조사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나발니는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부패 조사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을 촉구했고 이날 그를 따르는 지지자들이 거리로 나왔다.

모스크바에선 푸슈킨 광장과 인근 트베르스카야 거리에서 경찰 추산 7000~8000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언론은 참가자가 1만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푸틴 없는 러시아”, “푸틴을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 행진을 시도했으나 경찰은 허가받지 않은 집회라는 이유로 이들의 행진을 가로막고 강제해산을 시도했다. 이에 시위대가 격렬하게 저항하면서 양측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약 500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시위에 참가하려던 나발니도 체포돼 인근 경찰서로 연행됐다. 나발니는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벌금형이나 구류형에 처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또 이날 나발니가 이끄는 반(反)부패 펀드를 급습해 직원 17명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5000여명이 시내 중심가에서 반부패 시위를 벌였다. 시베리아의 예카테린부르크, 노보시비르스크, 크라스노야르스크, 옴스크, 이르쿠츠크 등과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 등에서도 각각 수백~수천명이 참가한 시위가 벌어졌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시위에 대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야권의 도발이라고 규정했다. 

김현경 기자/p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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