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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심장부 노린 테러에 ‘경악’…유럽 정상들 “굴복은 없다”
브뤼셀테러 1주년에 또 비극
메이총리 “테러시도 실패할 것”
메르켈·올랑드 등 정상들
테러리즘 격퇴에 동참 결의


유럽이 또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였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의사당 주변에서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테러 사건이 발생해 전세계를 충격에 몰아넣었다. 반이민·반이슬람 정서가 다시 불붙을 우려가 높은 가운데 유럽 각국 정상들은 테러리즘에 결연히 맞서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의사당 인근 테러 당시 의회에 있었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후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한 후 성명을 내고 “용의자가 민주주의와 자유, 법질서를 대변하는 의회를 선택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들 가치를 거부한 이들의 타깃이 된 이유다”며 “폭력과 테러를 통해 이들 가치를 파괴하려는 시도는 결국 실패할 것이다. 테러 앞에서 우리 모두가 함께 뭉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 인근에서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테러공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부상한 시민을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다. 이날 테러로5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메이 총리는 그러나 두번째 높은 단계인 ‘심각’ 테러 경보 수준을 높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국의 테러 경보 수준은 한동안 ‘심각’ 단계를 유지해왔고 이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런던 의사당 인근 테러는 유럽이 테러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줬다.

더군다나 이날은 작년 3월 22일 브뤼셀에서 연쇄 자살 폭탄 테러로 32명의 시민들이 목숨을 잃은 테러가 발생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어서 유럽인들이 느끼는 테러 공포는 더 크다.

또 오는 25일 로마에서 유럽연합(EU)의 모태가 된 ‘로마 조약’ 체결 60주년 기념식을 겸한 EU 특별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이탈리아는 행사를 불과 사흘 앞두고 터진 영국발 테러에 초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EU에 반대하는 극단주의 시위대의 잠입 가능성을 경계하며 23일부터 비상 경계 태세에 돌입할 예정이었는데 런던 테러로 긴장의 고삐를 한층 죄는 분위기다.

유럽의 대테러 당국은 그동안 여러차례 유럽에서 새로운 수법의 테러가 발생할 수 있음을 경고해왔다.

유럽연합(EU) 경찰기구인 유로폴(Europol)은 작년 12월 발간한 테러 관련 보고서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나 IS의 사주를 받은 개인 또는 단체가 가까운 장래에 유럽에서 새로운 테러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의사당인 웨스트민스터궁 인근에서 차량과 흉기를 이용한 테러공격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부상한 시민을 병원으로 후송하고 있다. 이날 테러로5명이 사망하고 40여명이 부상했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특히 유로폴은 테러의 우선 대상국가로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격퇴전’에 참가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덴마크 등을 꼽았다. 수년간 난민 수용과 반이민 정서로 내홍을 겪고 있는 유럽으로선 이번 테러가 반이민·반이슬람 정서 확산과 갈등에 불씨를 던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각국은 이날 일제히 규탄 성명을 내고 대테러 결의를 다졌다.

작년 12월 베를린 트럭테러의 악몽을 겪었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테러 희생자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면서 “영국의 벗들, 그리고 영국민 모두와 슬픔을 함께한다. 독일과 독일 국민은 모든 테러리즘에 맞서는 전선에서 단호하게 영국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영국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전 세계가조직적으로 뭉쳐 테러리즘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최근 심각한 테러를 겪은 프랑스는 오늘 영국 국민이 느끼는 고통을 잘 알고 있다. 이런 공격들에 대처하기 위해 우리는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유럽 차원, 아니 유럽을 넘어서서 우리 모두 조직적으로 (테러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도 테리사 메이 총리에게 위로 전보를 보냈다. 라호이 총리는 “국경도 없이 우리 모두에게 닥치는 이런 위협에 맞서 우리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면서 “오늘 일어난 테러리스트의 끔찍한 행동은 우리의 안전이 매우 복잡한 도전에 직면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파올로 젠틸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탈리아는 런던과 영국 민주주의 체제의 심장부를 타격한 공격과 관련해 영국민, 영국 정부에 애도를 표현한다”며 “이탈리아와 영국은 나란히 모든 형태의 테러리즘을 배격하고, 단호히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테러 공격 희생자들을 애도한다. 유럽은 테러에 맞서 영국과 함께 설 것이며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위로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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