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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대선 한달 앞] “유러피언 드림” 마크롱 vs. “프랑스 우선주의” 르펜…투톱 공약은?
-마크롱은 ‘EU 강화’, 르펜은 ‘EU 탈퇴’ 주장
-보호무역주의도 반대-찬성 입장차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한 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이 중도 성향 에마뉘엘 마크롱(39) 전진당(앙마르슈) 대표와 극우 성향 마린 르펜(48) 국민전선(FN) 대표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주류 정당인 중도 우파 공화당과 중도 좌파 사회당 후보들은 뒤처진 가운데, 중도 신당과 극우 정당의 후보가 대선 레이스를 이끌고 있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마크롱 후보와 르펜 후보는 유럽연합(EU) 탈퇴와 경제 정책, 무역 정책 등 여러 분야에서 뚜렷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마크롱은 “유러피언 드림(European dream)의 재건”을 내걸고 하나의 유럽을 강조한 반면, 르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차용한 “프랑스 우선주의(La France d’abord)”를 선언했다. 마크롱과 르펜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프랑스는 물론 유럽의 운명이 달라질 전망이다. 

에마뉘엘 마크롱(왼쪽)과 마린 르펜. [사진제공=AFP]

▶EU 강화 vs. EU 탈퇴=마크롱 후보와 르펜 후보는 EU와 난민 문제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마크롱은 EU의 역할이 확대돼야 하고 재정, 경제, 사회 분야 규제에 EU의 협력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그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난민 포용 정책을 지지하며 당선 시 망명 신청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두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르펜은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 개최를 대표 공약으로 내세웠다. 유로화를 버리고 프랑화를 재도입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르펜은 반(反) EU와 함께 반(反) 난민을 표방하며 난민 수용 인원을 80% 감축해 연간 1만명 수준에 맞추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외국인의 프랑스 국적 취득을 어렵게 하고 외국인 근로자에게 특별세를 물리는 방안과 불법 이민자에 대한 기본적인 의료보장 제공을 중단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마크롱은 이같은 르펜의 공약들이 프랑스의 혁명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에 위배된다며 비판했다.

▶재정구조 개혁 vs. 긴축재정 반대=현 정부에서 경제장관을 지낸 마크롱은 프랑스의 재정구조를 개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회복지 부문을 중심으로 정부 지출을 향후 5년간 600억유로 감축하고, 공공영역 일자리를 12만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대신 실업 감소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직업 훈련 등 프랑스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500억유로를 쏟아붓겠다는 방침이다. 법인세도 현행 33.3%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인 25%까지 인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10%의 높은 실업률을 2022년까지 7%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반해 르펜은 긴축재정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노동자 계층을 위한 세금 감면과 복지혜택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부족한 예산은 EU 탈퇴와 난민 축소로 절약한 부분을 사용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보호무역 반대 vs. 찬성=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최근 부상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서도 두 후보는 극과 극의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마크롱은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EU를 통해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고 유럽 방어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U의 주요 산업에 한해 외국의 인수합병을 저지한다는 것이다. 마크롱은 프랑스 대선 후보 상위 5명 중 유일하게 EU와 캐나다 간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를 지지하는 후보이기도 하다. 반면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르펜은 프랑스 기업의 이익 보장을 앞세우며 국제무역협정 탈퇴 등 보호무역주의 공약을 내놨다.

한편 1차 투표 지지율 선두를 달리던 르펜은 최근 마크롱에게 1위 자리를 뺏겼다. 프랑스 여론조사기관 엘라베가 20일(현지시간) 실시한 조사에서 마크롱의 1차 투표 지지율은 25.5%로 처음으로 르펜(25%)을 앞섰다. 이번 여론조사에 따르면 마크롱의 결선 투표 지지율은 63%로, 르펜(37%)에 압승을 거둘 전망이다.

프랑스 대선은 다음달 23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다 득표자 2명을 놓고 5월 7일 결선 투표를 실시한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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