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T2 사업자 선정…면세점 입찰 비용 낮아진다
-'쩐의전쟁' 공항면세점 선정 과정
-사드여파로 요우커 방한 줄어들자
-T2면세점 선정과정에선 변화 관측
-업체 "적정가는 얼마?" 물밑 저울질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여파를 맞은 면세점업계는 그야말로 ‘초토화’됐지만 한편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입찰료’ 거품이 빠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T2면세점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업체들은 지난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당시보다 적은 금액의 입찰료를 써낼 계획이다.

[사진설명=심야영업중인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공항면세점의 모습.]

현재 T2면세점 입찰에는 롯데면세점ㆍ호텔신라ㆍ한화갤러리아ㆍ신세계듀티프리 등 국내 면세 대기업들과 세계 1위 면세점 사업자인 스위스 듀프리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다수가 면세점 입찰에 적극적으로 의사를 밝혔지만, 입찰금 자체는 이전 공항면세점 입찰 당시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이 보다 적은 가격을 써내기 위해 상대업체의 상황을 검토하는 정보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내 8개 구역(DF1~DF8)에 대한 사업자 선정이 이뤄졌던 지난 2015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제3기 사업자 선정 당시 8개 구역 입찰에 모두 참여했던 롯데면세점이 써낸 금액은 5년간 총액 6조4200억원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8개구역 입찰에 모두 참여한 호텔신라가 3조9000억원, 신세계는 6개 구역에 참여해서 2조2000억원을 배팅했다.

당시 4개 권역의 입찰권을 따낸 롯데면세점이 부담하게 됐던 임차료는 5년간 3조6173억원, 당시 인천공항 면세점의 연간 매출액(2조1000억원)보다 입찰금액이 높아 화제가 됐다. 이어 3개 권역의 입찰권을 따낸 호텔신라가 1조3253억원ㆍ한 구역을 확보한 신세계는 3873억원의 높은 이용료를 짊어졌고, 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는 ‘쩐의 전쟁’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랐다.

[사진설명=지난 2015년도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 권역별 낙찰가 현황.]

공항 면세점은 시내면세점보다 수익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한국을 떠나는 여행객ㆍ여행을 떠나는 내국인 관광객들의 ‘마지막 쇼핑지’라는 의미가 강하다. 상징성은 서울시내 면세점 못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업체들이 비싼 돈을 내면서도 유치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가 한국을 찾지 않으며 상황이 급변했다. 공항면세점 이용객의 50%는 내국인. 요우커는 30%정도에 그치는 편이지만 객단가는 요우커가 가장 높다. 대개 내국인 관광객과 동남아ㆍ일본 관광객이 1인당 약 200달러정도의 소비를 하면, 중국인은 1인당 800달러씩 물건을 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인 한 사람이 한국인 4명 분의 상품을 구입하는 셈이다.

‘사드 여파’라는 유례없는 비상상황에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은 골머리를 썩고 있다. 최대한 입찰 금액을 낮추면서도 사업권을 따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적정가 고민에 빠졌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꼭 사업권을 따내야 하는 상황이지만, 요우커가 오지 않으니 보다 적은 금액으로 효율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며 “업체들 사이에 얼마의 금액을 써낼지 알아보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도 “사드 여파가 겹친 만큼 T2사업자 선정은 이전만큼 입찰금액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설명=인천공항 출국장 모습.]

아울러 인천공항이 사업자 선정의 50%, 관세청이 나머지 50%를 담당하는 새로운 평가방법도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관세청은 기존 ‘무리한 쩐의 전쟁’을 개혁하겠다며 이번 T2입찰에 선정자로 참여하겠단 의사를 밝혔다. 입찰 금액만 놓고 인천공항이 업체들을 평가하면 관세청이 사회공헌과 사업역량을 통해 업체들을 재심사하는 방식이다.

현재 인천공항과 관세청은 T2면세점 사업자들의 제안서를 접수중이다. 관세청은 오는 4월 6일까지 업체들로부터 특허신청서 접수를 받으며, 이후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간다.

zzz@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