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가족 고용 ‘친족 정치’ 비난 여론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브뤼노 르루 프랑스 내무부 장관이 의원 시절 10대인 두 딸을 사무실 직원으로 ‘허위 채용’해 세비를 빼돌렸다는 논란이 일자 자진 사퇴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르루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오후 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파리 외곽 센생드니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논란이 법 질서를 수호하는 내무장관직 수행에 영향을 주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두 딸과의 근로계약은 규정을 준수한 것으로 부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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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뤼노 르루 프랑스 내무부 장관. [사진제공=AP] |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르루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마티아스 페클 무역장관을 신임 내무장관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TMC 방송은 이날 사회풍자프로그램 ‘코티디앵’에서 르루 내무장관이 2009∼2016년 사이 두 딸을 자신의 사무실에 수시로 채용해 총 5만5000유로(약 6600만원)의 세비를 월급으로 챙겨줬다고 폭로했다.
두 딸이 아빠의 의원 보조로 처음 고용됐을 당시 나이는 15∼16세로 고등학교 재학 중이었다.
르루 장관은 의원 시절 두 딸을 각각 총 14차례와 10차례 단기고용 형식으로 채용해 딸들이 대학생 때까지 세비를 챙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딸들이 여름방학 등 학교에 안 나갈 때 나를 위해 잠깐 일해준 것뿐이고 정규직으로 채용한 것은 아니다”라며 교육의 일환으로 일을 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베르나르 카즈뇌브 총리는 즉각 그를 총리실로 불러 경위를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카즈뇌브 총리와 르루 장관 사이에 장관직 사퇴에 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르루는 사회당 의원을 지내다 지난해 12월 카즈뇌브 당시 내무장관이 총리로 자리를 옮기자 내무장관직에 올랐다.
프랑스에서 국회의원이 가족을 보좌관으로 채용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다. 다만 허위로 고용해 일하지 않았는데도 월급을 주면 형사처벌 대상이다.
프랑스 제1야당 공화당의 대선 후보 프랑수아 피용 전 총리가 아내와 두 자녀를 의원 보좌관으로 허위 채용해 세비를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데 이어 르루 장관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프랑스 내에서는 국회의원이 가족을 고용하는 ‘친족 정치’ 문화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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