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이하 탄기국) 회원들은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을 이끈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꼬기 위해 머리에 헤어롤을 한 채 서울중앙지검 서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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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탄기국 회원들이 머리에 헤어롤을 한 채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손지형 기자/consnow@heraldcorp.com] |
이들은 “많은 고민을 하고 이 자리에 나왔다”며 이 전 권한대행이 선고 당일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해 왔다”고 말한 것을 우회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자택을 나섰다는 소식을 듣자 탄기국 회원들은 곧바로 ‘탄핵 무효’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오전 9시23분께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 행렬이 서문을 통해 입장하자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격앙됐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취재진과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검찰청사와 법원 일대에는 경찰 병력들이 곳곳에 배치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약 100대의 경찰 버스가 동원돼 만든 차벽이 서울중앙지검 주위를 에워싸 삼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들어오기로 한 서문 주변에는 40대의 버스가 줄지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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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서초역 출구에도 경찰들이 배치됐다. [사진=손지형 기자/consnow@heraldcorp.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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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청사 쪽으로 이어지는 육교에도 이른 아침부터 경찰들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사진=손지형 기자/consnow@heraldcorp.com] |
대형 버스가 들어서지 못하는 청사 앞 좁은 골목에도 차량을 통제하는 바리케이트와 경찰들이 배치돼 경계근무를 섰다. 서울중앙지검과 가까운 지하철 2호선 서초역의 모든 출구에도 경찰이 네 명씩 배치돼 오가는 시민들을 예의주시했다. 평소 중앙지검 청사 뒷산으로 연결돼 통행이 가능했던 몽마르뜨 공원 언덕 기슭에까지도 경찰들이 근무를 서고 있었다.
경찰과 승강이를 벌이는 모습도 목격됐다.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추정되는 60대 여성은 “이 나라는 법이 없다. 대통령을 죽이려 하는 나라가 어디있냐”며 검찰청 안으로 진입을 시도하다가 직원과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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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에 등록된 인원에 한해 신분증 확인과 소지품 검사 등을 거쳐야 서울중앙지검 정문을 통과할 수 있었다. [사진=손지형 기자/consnow@heraldcorp.com] |
이날 취재진도 사전에 등록된 인원에 한해 청사로 들어갈 수 있었다. 경찰과 검찰 직원들은 번갈아가며 세 차례에 걸쳐 신분증을 확인한 후 청사 정문을 통과시켰다. 통과 후에도 가방과 신체를 수색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joz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