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정조 사전’에 빨간펜 교정 본 정약용
한중연 장서각, 다산의 친필자료 역대급 전시
183책, 18년간 강진 유배 결과물 한 눈에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가경(嘉慶) 병진년(1796) 겨울에 내가 규장각 교서로 있었는데, 임금(정조)께서 몰래 명하시기를 ‘운서는 책을 펴서 문득 상서롭지 않으면 모름지기 밀어내야 한다’고 하셨다.”

1796년 규장각 교서로 있던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정조로부터 ‘어정규장전운’을 받고 교정작업을 했다. ‘어정규장전운’은 정조의 지시로 이덕무가 편집하고 윤행임, 이가환, 유득공, 박제가 등이 교열해 1796년 펴낸 것으로 정약용은 이 책의 상단 여백에 붉은색 먹으로 빼거나 더할 것을 적었다. 이 붉은 먹글씨로 첨삭한 ‘어정규장전운’(御定奎章全韻)이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된다. 그동안 보존상의 문제로 선보이지 못했던 책이다. 


이 어정규장전운에는 다산의 아들인 정학연의 이름이 새겨진 인장 등 5개의 장서인이 찍혀있어 다산 가문에서 전해진 수택본(手澤本)본임을 알 수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이기동)이 오는 20일부터 6월 10일까지 장서각에서 선보이는 다산의 전시는 김영호 한중연 석좌교수가 기탁한 자료 중 어정규장전운을 비롯, 고서 28책과 시문·서화·문서 12점 등 가장 많은 시서화가 나온다.

이 가운데 1936년 정인보와 안재홍이 간행한 ‘여유당전서’의 저본이 된 ‘경세유표’, 전문 법학서인 ‘흠흠신서’, 고문 ‘상서’의 25편이 매색의 위작임을 논증한 저술인 ‘매씨서평ㆍ속매씨서평’, 다산의 저술 중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저술이자 ‘주역사전’과 함께 강진 유배 전반기의 대표작인 ‘상례사전’등도 전시에 나온다.

또 규장각 초계문신이던 정약용이 1790년 5월 친시때 낸 시권(詩券), 남종화 계열의 화보를 모사한 수묵산수도도 전시된다.

한중연은 이에 앞서 17, 18일 양일간 다산의 유교사상을 세계사적 관점에서 재평가하는 국제학술대회도 연다.
정약용은 모두 183책 500 여권의 저작을 남겼다. 대부분 18년 강진 유배기간 중 제자들을 육성하며 활발한 저술활동을 한 결과물이다. 

/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