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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그 이후] “박 대통령님 환영합니다” 사저 앞은 벌써 장사진
-사저 주변 친박 단체 대거 몰려
-‘미신고 집호’ 둘러싸고 경찰과 마찰도
-집회 참가자 늘어나자 주민도 불편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사저로 돌아가야 할 처지에 놓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고 일부 친박단체 회원들이 사저 앞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가 점차 늘어나자 경력을 투입해 질서유지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근에는 12일 오후 1시께 친박 단체 소속 회원 200여명이 태극기를 들고 모여들었다. 이날 집회에는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국민감시단, 대통령을사랑하는모임(대사모) 등 여러 단체가 참가했지만, 집회 신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소란이 계속됐다. 국민감시단이 자체 차량 스피커를 이용해 집회 현장에서 방송하려 하자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 확성기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제지하기도 했다.

이들은 사저 공사를 하러 온 근로자들이 지나가자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대통령님 불쌍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파주에서 집회에 참가하러 왔다는 박모(69ㆍ여) 씨는 공사 인력들이 지나가자 울음을 터뜨리며 “난방도 제대로 안 되고 물도 샌다는 집에 불쌍한 대통령이 들어가야 하느냐”며 “이렇게 살아온 대통령을 못 잡아먹어 안달이냐”고 주장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인용 선고가 부당하다며 무효를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박모(61) 씨는 “탄기국에서 12일에 박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온다는 문자를 보냈다가 아침에서야 정정 문자를 받았다”며 “대통령의 복귀와 상관없이 헌재 판결에 화가 나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 공사 소식에 친박 단체 회원들이 12일 오전부터 사저 인근에서 헌재의 인용 판결 규탄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에는 사저 복귀를 환영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경찰이 질서유지선을 두르고 거리 통제에 나서자 이에 대한 반발 목소리도 나왔다. 함께 집회에 참가한 김모(65ㆍ여) 씨 역시 “경찰이 지난 10일 집회 과정에서 국민을 죽였다”며 “경찰이 또다시 태극기 집회만 탄압하려 한다”고 말했다.

집회 참가자들로 사저 앞 이면도로가 꽉 막히자 주민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사저 앞 아파트 주민인 김모(51ㆍ여) 씨는 “헌재의 판결이 났는데도 왜 인정을 하지 못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집회 때문에 일요일에 고성이 계속되는 등 불편이 크다”고 호소했다. 일부 주민은 도로가 막히자 집회 참가자들에게 화를 냈고, 이 과정에서 집회 측과 말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집회 규모가 커지자 이날 오후2시께 질서유지선을 봉은사로 앞까지 확장하고 추가 경력을 배치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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