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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핵 그 이후] 연인원 36만 투입 경찰…집회관리 무난, 친박시위 느슨한 대처 ‘옥의 티’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경찰은 지난 5개월간 이어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찬ㆍ반’ 집회에 36만명을 투입해 큰 잡음없이 관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과거와 달랐던 차분한 대응은 집회 현장에서 보기 드물게 박수를 받기도 했다.

경찰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고 하루 만인 11일,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서울 도심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에 1만65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집회관리에 나섰다. 특히 전날 탄핵 반대측 집회가 과격하게 진행되면서 3명이 숨지는 등 사상자가 속출해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경찰 차벽으로 양쪽을 완벽히 분리하며 충돌을 막아냈다. 이날은 갑호비상령보다 낮은 단계인 ‘을호비상령’으로 전환했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작년 10월 29일 1차 서울 주말 집회부터 이날 20차 집회까지 투입한 인력은 누적 36만명이 넘는 수치다.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본격 불거진 작년 10월 24일 직후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은 주말마다 광화문 광장을 중심으로 박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에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가 서울광장 일대에서 맞불을 놓기 시작하며 경찰은 시간이 지날수록 바빠졌다.

경찰은 지난달 11일 모두 196개 중대 1만5600여명 인력을 배치했다. 이어 18일 190개 부대 1만5000여명, 25일 212개 중대 1만7000여명, 3ㆍ1절인 이달 1일 202개 부대 1만6000여명에 투입했다. 지난 4일에는 199개 중대 1만5900여명이 현장에 나섰다. 한 달간 투입된 경찰을 합해보면 서울 소속 인력만 모두 10만6500명에 달한다. 경찰은 1차 주말 집회에 72개 중대 5000여명 인력을 배치한 후 2차부터 19차까지 각각 최소 176~280개 중대 1만4000~2만5000여명의 인력을 투입했다.

134일간 경찰 최우선 임무는 충돌ㆍ부상 없이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경찰은 초긴장 상태로 특히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겨울동안 매주 주말 서울 도심 집회현장을 지켜왔다. 마지막 촛불집회가 열린 이날도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비롯해 헌법재판소 앞에도 경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지난해 26일 밤 10시 50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사거리에서는 경찰과 4시간 넘게 대치하던 집회 참가자 중 선두에 있던 시민 20여명이 두 팔을 벌려 경찰을 안아준 장면은 압권이다. 긴장감이 흐르는 현장에서 손에 방패를 쥐고 있던 경찰들은 처음엔 어리둥절하다가 곧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 경찰이 시민들의 인정을 받은 순간이다. 일부 과격해진 시위대가 경찰 버스 위로 올라가거나 헬멧과 방패를 빼앗아도 연행을 자제했다.

종전 물대포와 캡사이신 최루액으로 시위대를 겁박하던 집회 대응은 5개월 내내 볼 수 없었다.

한편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된 이후 벌어진 탄핵 반대시위에 참가했다가 숨진 집회 참가자가 3명으로 늘었다. 11일 오전 6시45분께 탄핵 반대시위 참가자 이모(74)씨가 병원에서 숨졌다. 전날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집회 현장에서 부상해 병원으로 후송됐던 2명은 전날 사망했다. 시위대를 막던 경찰관 33명도 부상을 입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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