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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캔들, 또 스캔들…유력후보 진흙탕 싸움에 佛정국 혼돈
피용, 세비 횡령·정치자금 발목
르펜도 ‘허위 고용’혐의 조사받아
마크롱 대선 승리 관측 우세


1차 투표를 40여일 앞둔 프랑스 대선 정국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유력 후보에 대한 스캔들과 고소, 고발이 난무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3파전을 형성하고 있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 대표와 중도 성향 전진당의 에마뉘엘 마크롱(39) 대표, 우파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63) 전 총리 가운데 피용 전 총리와 르펜 대표가 스캔들에 휩싸이면서 상대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마크롱 대표가 승리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세 명의 후보 중 가장 많은 논란을 낳은 ‘스캔들 메이커’는 피용 전 총리다. 세비 횡령 스캔들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정치자금 스캔들이 또 불거졌다.


프랑스 주간지 카나르 앙셰네는 피용이 기업인 친구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나르 앙셰네에 따르면 피용은 지난 2013년 친구 마르크 라드레 드 라샤리에르로부터 5만유로(약 6000만원)를 변제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무이자로 빌려 썼다.

의원 신분인 피용은 이 돈을 정부윤리청에 신고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피용이 돈을 빌린 기업인 라샤리에르는 피용의 오랜 친구이자 후원자로, 잡지 ‘르뷔 데 드 몽드’ 등을 갖고 있다.

피용 측은 “당시 신고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으며 돈은 모두 갚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피용의 부인 페넬로프도 라샤리에르가 소유한 잡지 르뷔 데 드 몽드에서 2012∼2013년 사이 저술고문으로 일하고 10만 유로(약 1억2500만원)를 받았으나 일은 거의 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수사당국은 피용이 총리직에서 퇴임한 뒤 2012년 설립한 컨설팅업체 ‘2F 콩세유’가 피용에게 불법으로 수만 유로를 건넨 것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고 카나르 앙셰네는 전했다.

카나르 앙셰네는 앞서 피용이 아내와 두 자녀를 의원 보좌관으로 허위 채용해 세비를 횡령했다고 처음 폭로한 매체다.

이 매체는 피용의 부인인 페넬로페가 허위 채용으로 수년간 받은 돈이 83만1400유로(약 1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피용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검찰의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지난 2일 수사법원으로부터 자택을 압수수색 당했다. 오는 15일에는 법원에 출두하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다.

유럽의 반(反) 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돌풍을 일으켰던 르펜 대표도 ‘허위 고용’ 스캔들로 발목이 잡혔다.

르펜은 자신의 보디가드인 티에리 레지에와 정당 보좌관인 카트린 그리제를 유럽의회 보좌관으로 허위 고용해 수년간 총 34만유로(약 3억9000만원)를 부당 지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프랑스 경찰은 르펜의 공금 유용 의혹과 관련, 지난달 20일 FN 당사를 압수수색했다.

유럽의회는 유럽의회 보좌관은 EU 의회 사무실이 있는 브뤼셀, 스트라스부르, 룩셈부르크 중 한 곳에서 실질적으로 근무해야 하는데 레지에와 그리제 모두 이 조건을 어겼고, 두 사람의 역할 또한 유럽의회와는 무관하다며 둘의 세비 명목으로 지급된 34만유로를 반환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르펜은 이를 거부, 현재 월급의 절반 가량이 환수금 명목으로 추징되고 있다.

르펜의 아버지도 르펜의 대선 가도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르펜의 아버지이자 FN을 창당한 장 마리 르펜은 과도하게 지급된 보좌관 급여 32만유로를 반환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인종 혐오 발언 등 극우성향으로 악명이 높은 장 마리 르펜은 “나치가 가스실에서 유대인을 학살한 것은 2차대전 중에 일어난 별것 아닌 일”이라고 발언해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유력 후보들이 스캔들로 휘청이는 사이 마크롱 대표가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마크롱은 지난 3일 여론조사기관 오독사의 여론조사에서 27%의 지지율을 얻어 최초로 르펜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6일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웨이는 4월 1차 투표에서 르펜이 1위, 마크롱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5월 결선투표에서는 마크롱이 60%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마크롱과 르펜으로 후보가 압축될 경우 극우 성향에 반감을 품어온 프랑스인들의 정서상 마크롱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마크롱의 중도 성향이 대선 후반부로 갈수록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와 세계 주요국에 퍼지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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