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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 여행의 중국식 정의
‘실감’이 결핍된 언표(言表)의 한계를 답사,체험,여행을 통해 넘는다. 그래서 여행은 우리의 지식과 지혜를 더욱 알차게 키운다.

중국이 추앙하는 공자(孔子), 노자(老子)도 교양(敎養) 키우는데 여행과 유람을 적극 활용했다. 노자는 ‘천리길도 한걸음부터’(千里之行 始於足下)라는 말을 남긴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여행자이다.

독일의 인문학 석학인 헤르만 헤세는 “헌신적 사랑의 마음으로 낯선 것에 귀 기울이고, 낯선 것의 본질을 끈기 있게 알아내려는 행위”라고 여행을 정의한 뒤, “박물관의 명화가 아니라 여관 여주인과 부엌에서 나눴던 잡담이며, 오페라 공연이 아니라 수다스런 재단사의 즉석 가창”이라고 예시했다.

미국 인류학자 로버트 고든은 “단순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거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기 위한 새로운 상징을 수집하러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계몽과 해방에 이르기 위한 순례이며 자기 성찰이고 타자에 대한 이해”라고 참된 여행을 정리했다.

여행을 다녀온 뒤엔 짙은 여운이 남고, 어느덧 훌쩍 커져 대인(大人)이 된 자신을 발견한다.

중국 문학평론가 린위탕(林語堂)은 “여행을 마친 뒤 집에 돌아와 내 오래되고 익숙한 베게에 기대기 전까지는 아무도 그 여행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깨닫지 못한다”고 했다.

참된 여행은 사람을 대인으로 만들며, 진정한 여행을 보장하고 글로벌 감각이 풍성한 나라는 대국(大國)이 되므로, 우리의 여행은 끝날 줄 모른다. “좋은 여행자는 고정된 계획이 없고, 도착이 목적은 아니다”는 노자의 말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여행을 ‘기분 나쁘면, 나그네 발길을 막는 것’으로 잘못 아는 나라가 있다. 자칭 대국이라는 중국은 현재 글로벌 규범 위반 논란에 빠져 있다. 대국 답게 이성(理性)의 궤도에 속히 환원(還元)하길 청한다.

함영훈 선임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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