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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젊은 작가들의 밝은 눈…그들이 본 ‘차이’와 ‘틈새’
공모 통해 35세이하 작가 발굴·지원
‘2017 금호영아티스트’전…4월 2일까지
손경화·이동근·최병석·황수연 개인전

젊은 작가들의 밝은 눈은 ‘차이’와 ‘틈새’로 향했다. 육아하는 아빠 작가는 이제는 달라져버린 작업환경에, 재료의 물성을 탐색하는 작가는 일반적 인식이 사실은 그릇됐다는 것에서 작품의 단초를 마련한다. 그런가 하면 다른 젊은 작가는 디지털 시대 우리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정보가 촉발하는 상상의 세계로, 언어와 이미지의 경계에 천착한 또 다른 작가는 그 사이 숨은 공간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금호미술관은 3월 3일부터 4월 2일까지 ‘2017 금호영아티스트’전을 개최한다. 2004년 시작된 금호영아티스트는 공모를 통해 잠재력이 돋보이는 35세 이하 작가를 발굴ㆍ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65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올해 금호영아티스트전에는 2016년 제 15회 공모에 선정된 4명의 작가 손경화, 이동근, 최병석, 황수연의 작품이 선보인다. 4명의 작가는 전체 4개층인 금호미술관 전관을 층별로 나눠, 개인전 형식으로 전시를 준비했다.

가장 먼저 1층에는 황수연 작가의 ‘도는 달걀’이 기다리고 있다. 물리학 수수께끼인 ‘회전달걀의 패러독스(삶은 달걀을 돌리면 똑바로 서서 회전하는 현상)’에서 착안한 이 전시는 우리의 일반적 인식과 예상을 뒤집는다. 얇고 가벼운 알루미늄 호일은 수백번의 망치질에 돌덩이처럼 단단해졌고, 얇은 종이는 옷을 만들기 위한 재단패턴으로 잘려, 커다란 조각 형상으로 변했다. “물질은 각자의 고유한 개성ㆍ특성을 가지는데, 이것이 재료가 되어 몸이되는 과정이 흥미롭다”는 작가는 재료를 직접 만지고 느끼고 이해하고 변화시키면서 그 결과로 조각화된 사물, 덩어리들을 관람자에게 내보인다.

2층으로 올라가면 최병석 작가의 ‘더 큰 물과 배’가 있다. 남편이자 아빠가 된 작가는 이제는 달라져버린 주변 상황에 대해 새로

이 대처해야만 한다. “싱글일때 내 자신은 강에서 작은 배를 타고 있었다면, 이제는 그 작은 배에 아내와 아이까지 탔는데, 주변을보니 강이 아니라 바다에서 항해하고 있었다”는 게 최 작가의 설명이다. 육아와 작업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작가는 모르스 부호로 SOS신호를 보내기도하고, 지금은 괜찮다며 OK사인을 보내기도 한다. 모두 기초적인 철물 재료를 복잡하게 설계된 장치로 구현했다. 장치의 구현과정을 따라가다보면, 작가가 자신의 현재 위치와 미래 방향에 대해 고민하는 내면심리를 만날 수 있다.

3층에는 특정 장소를 인터넷과 글을 통해 파악하는 시도를 한 이동근 작가의 ‘미지를 위한 부표’가 선보인다.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어느 때보다 막대한 정보 속에 살고있지만, 사실 그 정보를 모두 인지하고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작가는 이 틈새를 파고들어 상상의 결과물을 내 놓는다.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그린란드(Greenland)를 인터넷과 글로 파악하고, 추정과 상상을 통해 자신의 그린란드를 전시장에 구현했다. 인터넷에서 구한 하늘이미지가 그린란드로 초대하는 역할을 한다면, 온난화가 진행되는 그린란드에 대한 안타까움은 사각형 얼음이 녹는동안 반복적으로 스프레이를 뿌려 겹겹이 코팅하고, 얼음이 완전히 녹아 껍질만이 남았다. 작가는 “미지의 장소 그린란드에 대해 인터넷과 글을 통해 공부하며 나름의 그린란드로 만들었다”며 “실제 알지 못하면서도 동기화가 되는듯한 착각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지하에는 손경화 작가의 ‘‘사이’의 공간:언어, 시간, 이미지’가 자리잡았다. 2013년부터 이어온 ‘도시 산책’ 프로젝트의 연장선상에 있는 전시로, 작가는 빛과 소리, 색, 움직임으로 전시장을 가득 채우며 관람자가 공간을 산책하듯 체험하도록 유도한다. 파리, 시카고, 런던 등 다양한 도시에서 살았던 작가는 각각의 도시에서 느꼈던 감정을 글로 쓰고 하고, 이를 내레이션하는 목소리와 도시의 일상적 소음을 함께 녹음했다. 내레이션에는 실제 지명이 등장하며, 특정 장소를 가리키는 듯 하지만 사실은 대도시들이 갖는 공통된 이미지다. 작가는 “공간 지각은 심리적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예측하지 못한 잠재성이 발견되는 ‘열린 미로’로 제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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