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40 vs 165’…박영수 특검팀 험난한 법정싸움
40명으로 7개월간 재판돌입
165명 호화 변호인단과 맞서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법정 싸움에 돌입한다. 길게는 7개월에 이르는 재판 과정 동안 특검이 극심한 ‘인력난’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수사를 마치면서 100여 명이던 수사팀 규모를 40여 명으로 줄여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 특별검사보 네 명과 윤석열(57) 수사팀장, 양석조(44) 부장검사, 조상원(45)ㆍ박주성(39)ㆍ김영철(44)ㆍ최순호(42)ㆍ문지석(40)ㆍ호승진(42) 검사등 13 명이 특검팀에 남아 공소유지(재판)을 맡는다. 검찰 출신 파견수사관 5명을 포함해 30여 명이 재판업무를 돕지만, 법정에서 직접 변론할 수는 없다.

반면 특검이 기소한 30여 명이 선임한 변호인단은 6일 현재 165명에 달한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변호인이 추가로 선임될 가능성을 고려하면 변호인단 규모는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77)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검찰총장, 법원장, 헌법재판관 출신 변호인이 포진된 15명의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려 방어에 나섰다.

특검이 재판에 넘긴 사건은 양측의 쟁점이 될 부분이 많아 유죄 입증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삼성 뇌물죄’ㆍ‘이화여대 학사특혜’ㆍ‘블랙리스트’ 사건에서 법리와 사실관계를 두고 양측의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뇌물’ 사건에서는 삼성이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낸 금액 204억원의 성격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삼성 측은 ‘청와대와 최 씨 측의 강요에 의해 뺏긴 돈’이라고 주장하지만, 특검은 ‘삼성이 경영권 승계에서의 도움을 바라고 바친 뇌물’이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해 검찰이 최 씨를 재판에 넘기며 이 돈을 강요에 의해 갈취한 돈으로 본 만큼, 특검은 검찰과 이 부분을 두고 법리를 검토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를 받아내기 위해서는 입증해야 할 점이 많다. 김 전 실장은 반(反) 정부 성향으로 분류된 문화예술인들의 명단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각종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적어도 명단 작성을 지시한게 정책 수행이 아닌 부당한 지시였다는 점, 김 전 실장 등의 ‘직권’에 해당한다는 점, 김 전 실장등이 명단을 작성하고 활용하라고 실무자들을 압박한 점이 법정에서 증명돼야 한다.

최 씨가 딸 정유라(21) 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 과정에서 특혜를 요구하며 이대 관계자들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두고도 특검과 변호인단은 첨예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최 씨가 이대관계자들에게 위력을 행사했어야 하는데, 이대 측이 최 씨를 알아서 모셨다면 업무방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도예 기자/yeah@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