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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쌀 안먹는 한국...쌀농사 짓어봤자 고생만
[헤럴드경제]쌀농사를 짓는 김모(65)씨는 아직 얼어 있는 논을 보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올해 계속 벼농사를 계속 지을지, 다른 작물로 갈아타야 할지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

평생 천직으로 여기며 벼농사를 지어왔던 데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 새로운도전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니 엄두도 나지 않고, 선뜻 포기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은 녹록지 않다.

쌀값 폭락으로 정부에 수매하고 받았던 돈의 일부를 다시 반납해야 하는 상황을곱씹어보면 올해 벼농사에 달려들 의욕이 안 생긴다. 더 솔직히 말하면 죽도록 고생만 하고 손에 쥐는 돈은 없을까 봐 겁이 날 지경이다.

김씨가 지난해 가을 공공비축비를 수매하면서 받은 우선 지급금(1등급 40㎏ 기준)은 재작년(5만2천원)보다 무려 15% 떨어진 4만5천원이다.

그나마도 일부는 정부에 다시 반납해야 할 처지다. 쌀을 수매한 뒤 쌀값이 더 떨어져 최종 매입가격이 4만4천140원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심란한 김씨는 최근 면(面)사무소로부터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심으면 기계 구매비 등을 보조해준다는 말을 듣고는 진작부터 고민했던 벼농사를 이제포기할 때가 된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쌀 생산량을 조금이라도 늘리려고 농민을 닦달했던 공무원들이 이제는 쌀농사를 짓지 말라고 권하는 판이니…”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일선 자치단체들도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근 쌀 소비량이 급감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벼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1990년 119.6㎏였던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2000년 93.6㎏로 줄었고, 2015년에는 62.9㎏까지 떨어졌다. 15년 만에 1인당 쌀 소비량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덩달아 벼 재배 면적도 갈수록 감소세다. 충북만 해도 2011년 4만3천245㏊에서 지난해 3만7천111㏊로 줄었다.

올해도 재배면적을 4.5%가량 줄여 3만5천436㏊만 유지하기로 했다. 2011년과 비교하면 무려 18%가 감소한 것이다.

충북도는 지난해 10월 쌀의 다른 작물 전환을 유도하기 위한 테스크포스(TF)까지 구성해 ‘쌀 수급 안정을 위한 적정생산 추진계획’을 세웠다.

이 계획에 따라 쌀을 다른 작물로 전환하면 ㏊ 당 300만원의 영농자재 구입비를보조한다. 해당 농가는 기계화 장비 사업을 지원하는 우선 지원대상으로 선정하고, 다른 작물의 종자비도 지원한다.

또 일선 시·군이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오는 8∼10월 다른 작물 재배실적을 종합 평가해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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