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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스토리]‘생계형 과외’로 시작해 국내 인터넷 교육기업 선두주자까지
-우연한 계기로 진입한 사교육 업계서 30년간 종사
-대박 과외교사ㆍ스타 학원강사ㆍ성공한 교육CEO 모두 거쳐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지금 대한민국 사교육 시장에서 손주은(56) 메가스터디그룹 회장을 빼놓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주식시장 시가총액 2조5000억원 이상, 한 주당 가격이 38만5000원까지 치솟았던 ‘코스닥 대장주’ 교육기업을 이끈 그의 존재는 이미 업계 내에선 상징적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사교육 시장에 뛰어든 계기는 어쩌면 우연에 가까웠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재학 시절 결혼한 손 회장은 1987년 어느날 당장 돈이 필요했다. 아내가 생활비로 쓸 돈이 3만원밖에 남지 않았다고 털어놓았기 때문이다. 결국 손 회장이 찾은 방법은 그 해 2월 말 열린 서울대 졸업식장에서 커피를 팔아 돈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만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장사는 15배의 매출을 기록하며 대성공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하지만, 서울대생이 커피를 팔았다는 소문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졸업식장에서 만난 선ㆍ후배, 동기들과 주변 사람들은 “손주은이 망했다”며 수근대기 시작했다. 당시 사람들에게 ‘커피팔이 서울대생’은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딱하게 여긴 전세집 주인 아주머니가 소개시켜준 과외 하나가 지금의 방향으로 자신을 이끌고 갈 지 몰랐다는게 손 회장의 설명이다.

과외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서울 강남 대치동 한신아파트 한 동에 사는 학생들은 한 집 걸러 하나씩 손 회장의 수업을 들었다고 할 정도였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회장.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이후 소수의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던 자신의 과외와 소수정예 학원 사업이 사회 불평등 심화에 한 몫을 하고 있다는 반성을 한 손 회장은 1997년 대중강의 강사로 자리를 옮겼다. 바로 ‘손사탐’(사회탐구 영역을 가르치는 손 선생)의 탄생이었다.

또 다시 대박이었다. 당시 오프라인 학원 강사료로만 한 달에 4억원을 벌었고, 교재비까지 더해 연간 5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당시 전성기를 보내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거 박찬호와 연봉 비교를 당할 정도로 많은 돈을 번다는 비아냥을 들으면서도 손 회장은 미친듯이 강의에 열중했다.

이렇게 번 돈을 토대로 손 회장은 2000년 교육기업 메가스터디를 설립했다. TV홈쇼핑 채널을 보던 손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인터넷 강의를 통해 메가스터디는 인터넷 강의의 선두주자로 거듭나며 승승장구했다.

2004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고 2005년에는 회원 100만명을 넘어섰다. 2006년 엠베스트교육을 흡수합병하는 등 몸집을 키웠다. 2015년 4월 인적 분할을 통해 메가스터디와 메가스터디교육으로 분리됐다. 메가스터디는 메가엠디, 김영편입학원, 메가인베스트먼트, 메가F&S 등 계열사 14개를 거느리고 있다. 메가스터디교육은 계열사가 없다.

학령인구의 감소로 입시시장이 위축되면서 사세도 기울어 지금은 시총 38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손 회장은 메가스터디가 ‘교육’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판매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교육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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