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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亞 최고 레스토랑, 맛의 비결은 상상력
-태국의 ‘가간’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3년 연속 1위…아난드 셰프의 독특한 개성담은 25가지 인도 요리 화제

태국 방콕 룸피니의 한적한 골목에 있는 인도 레스토랑 ‘가간(Gaggan)’. 아는 사람만 찾아갈 법한 평범한 레스토랑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맛집’이다.

가간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발표된 ‘2017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 번도 오르기 힘든 1위 자리를 3년 연속 지키며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했다.

미식의 나라 일본과 산해진미(山海珍味)가 모여 있다는 중국의 수많은 레스토랑을 제치고 태국에 있는 인도 레스토랑이 아시아 최고의 레스토랑으로 꼽힌 비결은 뭘까.


답은 ‘상상력 넘치는 요리’다.

인도 동부 콜카타 출신의 가간 아난드(39) 셰프는 분자요리의 본산인 스페인 레스토랑 ‘엘 불리(El Bulli)’에서 요리를 공부한 후 지난 2010년 방콕에 자신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 ‘가간’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 상상력을 더해 재해석한 ‘진보적인 인도 요리(progressive Indian cuisine)’를 선보이고 있다.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을 선정하는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 아카데미는 가간 레스토랑에 대해 “아난드 셰프의 풍부한 상상력과 요리의 기지(wit)가 언제나 재미있고 맛있는 메뉴로 발현된다”면서 “가간의 메뉴들은 인도 길거리 음식의 영혼(soul)과 초현대적인 요리 기술이 조화를 이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평했다.

가간은 25가지 요리로 이뤄진 코스 메뉴 하나만 선보인다. 긴 시간 동안 많은 요리가 잇달아 나오지만 한 가지 한 가지마다 독특한 개성을 담고 있어 지루하지 않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분자요리’도 경험할 수 있다.

대표적인 요리는 붉은 말차를 곁들인 ‘요거트 폭발(Yoghurt)’과 숯불 새우 ‘암리차리(Amritsari, 인도 암리차르 원주민)’이다. 이밖에 인도식 초밥, 미니어처 콘에 담긴 아이스크림 등도 코스에 포함된다.

식사가 진행되는 중에는 요리의 이름을 밝히지 않는다는 점 또한 가간의 특징이다. 식사 전에는 글씨가 없이 이모티콘만으로 요리를 표시한 메뉴판을 제공한다. 이후 식사를 마칠 때 요리의 이름이 적혀 있는 일반 메뉴판을 보여준다. 요리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요리의 맛으로만 승부를 볼 수 있게 하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가간을 방문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요리”, “이제껏 먹어보지 못한 맛”이라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을 선정하는 300명의 심사위원들은 “가간은 진정 아시아 최고의 레스토랑”이라며 “가간은 (요리의) 경계를 넓히고 있지만 지나치게 심각하지 않다. 펀 다이닝(fun dining)을 새로운 경지로 올려놓으면서도 맛이나 기교를 잃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2017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에는 중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의 레스토랑이 각각 9곳씩 포함됐다.

나라별로 보면 싱가포르에서는 안드레 치앙 셰프의 ‘레스토랑 안드레(Restaurant Andr)’가 전체 50위 중 2위에 올라 싱가포르 베스트 레스토랑 타이틀을 지켰다.

전체 3위를 차지한 홍콩의 ‘앰버(Amber)’는 차이나 베스트 레스토랑으로 선정됐다.

전체 20위 안에 든 도쿄의 6개 레스토랑 중 하나인 ‘나리사와(Narisawa)’(전체 6위)는 5년 연속 일본 베스트 레스토랑을 차지했다.

마닐라에 있는 ‘갤러리 바스크(Gallery Vask)’(전체 35위)가 필리핀 베스트 레스토랑으로 선정됐고, 전체 30위인 ‘인디안 액센트(Indian Accent)’는 인도 베스트 레스토랑을 3번째 수상했다.

대만 베스트 레스토랑은 ‘로(Raw)’(전체 24위)가, 스리랑카 베스트 레스토랑은 ‘미니스트리 오브 크랩(Ministry of Crab)’(전체 29위)이 차지했다.

올해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에는 10곳의 레스토랑이 처음 이름을 올렸다.

특히 줄리앙 로이어 오너 셰프의 싱가포르 레스토랑 ‘오데뜨(Odette)’는 9위를 차지하며 어워드 역사상 가장 높은 순위로 리스트에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2015년 11월 싱가포르 내셔널 갤러리에 문을 연 오데뜨는 아시아 음식의 영향을 받은 모던 프렌치 메뉴를 선보인다. 오데뜨의 음식들은 흠잡을 데 없는 스타일과 완벽함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은 아시아 지역의 레스토랑업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갖춘 300명의 오피니언 리더들로 구성된 아시아 베스트 레스토랑 50 아카데미의 투표로 선정된다. 각 지역의 패널은 음식 전문 기자와 비평가, 요리사, 레스토랑 운영자 및 명망 있는 미식가들로 구성된다. 아카데미 위원들은 지난 18개월 동안 레스토랑을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선택한 레스토랑들을 선호 순서대로 목록에 올린다. 어워드는 전문 서비스 컨설팅 회사인 딜로이트와 공식 독립 심사 파트너십을 맺고 투표 절차의 무결성과 진정성, 최종 리스트가 보호되도록 하고 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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