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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조 손실ㆍ회장 사임…도시바의 몰락
-美원전사업 악화로 7조2000억원 손실 처리
-시가 시게노리 도시바 회장 사임
-반도체사업 지분 과반 매각 검토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던 일본 도시바가 통제 불능의 상태에 빠졌다. 미국 원자력발전소 사업 악화로 7조원이 넘는 손실을 입고 실적 발표를 연기한 데 이어 시가 시게노리 도시바 회장이 사임했다. 도시바는 반도체사업 지분 매각 규모도 당초 20%에서 50%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시바는 14일 예정됐던 2016회계연도 1~3분기(4~12월) 실적 발표를 최장 3월 14일로 돌연 연기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회사 측은 “일부 경영진이 웨스팅하우스의 회계 처리 과정에서 부실을 숨기기 위해 부적절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지적이 있어, 사실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결산 발표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날 시가 회장은 경영 실패에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도시바의 미국 원전 사업을 담당하는 계열사 웨스팅하우스전력의 대니 로더릭 사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보수가 삭감될 예정이다. 사토시 츠나카와 도시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주주들에게 불편을 끼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원전 사업에서 손실 처리할 금액이 7125억엔(약 7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웨스팅하우스의 비용이 지나치게 늘었고 사업 전망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도시바는 지난 2006년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를 54억달러에 인수했다.

2016회계연도 1~3분기 연결최종적자 규모는 4000억엔(약 4조500억원)대 후반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럴 경우 3월말 2016회계연도 결산에서 채무초과(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자기자본이 마이너스가 돼 채무초과에 빠지면 도시바는 도쿄증시 1부에서 2부로 강등된다. 금융기관들로부터 대출을 받기도 어렵게 되고, 대출 상환을 연기해도 금융비용 부담이 커져 돌이키기 힘든 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도시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분사하는 반도체메모리 사업의 지분 절반 이상을 파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20% 미만의 지분만 팔기로 한 것에서 비율을 대폭 늘린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시바가 채무초과를 확실하게 방지하기 위해 반도체 메모리 사업의 분사 일부 매각 계획을 수정할 수도 있다. 최대주주 자리를 내놓더라도 확실하게 자본을 늘리겠다는 계산이다”고 했다.

히데키 야스다 에이스연구소(ARI) 애널리스트는 “가장 좋은 선택지는 지분을 다 매각하는 것”이라며 “도시바가 반도체 사업에 소수 지분을 유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반도체메모리 사업 분사와 계열사 7개 매각 등을 통한 외부자본 수혈로 3월 말까지는 채무초과를 피하려 하고 있지만 주주들에게는 이미 신뢰를 잃었다.

이날 도시바 주식은 매도 주문이 폭주해 전날보다 8.01% 떨어진 229엔8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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