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문재인-안희정 ‘25%’에서 만나면 ‘대세역전’…호남이 ‘캐스팅보터’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지난 2002년 9월 17일 당시 무소속 정몽준 국회의원이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을 한다. 직후(9월 22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대선주자 지지율에서 정 의원은 30.8%를 기록했고, 이회창 한나라당 의원은 31.3%,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의원은 16.8%였다. 정 의원의 대선출마와 함께 노 의원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었다. 노 의원은 그해 7월만 해도 지지율 24.2%를 기록했지만 정 의원의 출마설과 함께 10%대로 급락했고 그 추세는 10월까지 계속됐다.

그러나 그해 11월이 되자 판이 바뀌었다. 노 후보가 반등에 성공하며 다시 20%대로 올라선다. 노무현-정몽준 두 후보의 야권 단일화가 이뤄지기 전날인 11월 23일 한국갤럽 여론조사결과 지지율은 노무현 25.4%, 정몽준 25.1%였다.

2012년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간 단일화도 양상은 비슷했다. 대선 3개월여를 앞두고 문재인 후보는 10%중후반대 지지율에서 20%초반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었다. 안철수 후보는 20%초중반대로 문 후보를 줄곧 앞섰다. 그러나 대선 한달여를 앞둔 11월 3, 4주차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는 각각 23%와 24%의 지지율을 나타냈고, 안 후보는 20%를 기록했다. 결국 안 후보가 문 후보에 야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2002년과 2012년 야권 후보 단일화는 지지율에서 줄곧 앞서가던 주자의 하락곡선과 그 뒤를 쫓던 주자의 상승곡선이 20%중반에서 교차되면서 ‘역전’이 이뤄지는 양상으로 만들어졌다. 





12일 현재 대선레이스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대세론’ 속에 같은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쫓아가는 양상이다. 특히 가장 최근인 한국갤럽 정기여론조사(7~9일,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는 문재인 29%, 안희정 19%, 황교안 11%로, ‘문재인 대세론’과 ‘안희정 돌풍론’이 맞붙는 양상을 보여줬다. 같은 업체 조사에서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한주 전(1~2일)의 32%보다 3%포인트가 낮아졌다. 반면 안 지사의 지지율은 10%에서 9%포인트나 상승했다.

문 전 대표의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를 보면 줄곧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급상승 계기가 없이 정체와 소폭 상승을 거듭하는 ‘박스권’ 양상이다. 1차 박스권이 20%였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과 불출마, 설연휴를 이후로는 30%초반대에 그쳐 2차 박스권이 됐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가 30%대에 갇힌 박스권 지지율을 넘어 ‘대세론’을 굳힐 수 있는 수치가 바로 40%고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1997년과 2002년 두 차례 선거에서 대세론을 형성했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경우 한번도 40%를 넘지 못한 반면, 2007년과 2012년에선 대선 전 몇 개월간의 여론조사에서 안정적인 40%대 지지율을 기록했던 이명박ㆍ박근혜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이에 반해 안 지사는 지지율 20%대에 착륙하는 순간부터 본격적인 ‘돌풍’이 일어나리라는 관측이 정치권에 우세하다.

현재, 대권행보를 보면 문 전 대표는 야권과 범민주ㆍ진보 지지층의 결집을 노리는 이른바 ‘집토끼 전략’ 우선의 기류다. 반면, 안 지사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비롯한 안보 정책과 전ㆍ현 보수정권의 경제정책 승계 등의 사안에서 중도ㆍ보수층으로의 확장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른바 ‘산토끼 잡기 전략’이다.

두 주자는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있다. 대선 본선을 향한 첫 관문이다. 정치권에선 당내 조직력과 범야, 진보층에서지지세가 강한 문 전 대표가 우세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안 지사가 지지율 20%를 넘어 ‘확장력’과 ‘본선 경쟁력’을 입증한다면 경선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까지의 지지층 변화 추이를 보면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지지층을 잠식하기보다는 중도ㆍ보수층으로 확장하는양상이다. 그러나 호남에서만은 다르다. 또 다른 정기 여론조사(리얼미터ㆍ매일경제ㆍMBN)의 지지율 변화 추이를 보면 문 전 대표는 지난 1월 4주차부터 2월 1주, 2주차까지의 호남 지역 지지율이 37.4%→36.7%→31.3%로 하락세다. 반면, 안 지사는 같은 기간 호남 지지율이 5.8%→9.5%→18.2%로 급등했다. 민주당 경선 첫 지역인 호남이 결정적인 승부처인 이유다.

su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