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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흔들기 시도’에, 이정미 ‘3월초 선고’로 사실상 쐐기
-‘탄핵기각설’ 등 낭설 나돌자 재판부 ‘냉랭’
-이정미 “앞으로 증인 안 나오면 취소” 선언
-“최종서면 23일까지” 못박아 24일 종결 전망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시기를 둘러싸고 각종 낭설이 떠돌자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3월 초에 선고하는 것으로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9일 열린 탄핵심판 12차 변론에서 4명의 증인신문을 모두 마친 뒤 작심한 듯 강한 어조로 재판부의 공식 입장을 읽어 내려갔다. 이 권한대행은 “재판진행과 선고시기를 두고 심판정 밖에서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억측이 나오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대리인들은 심판정 안팎에서 언행을 각별히 삼가달라”고 했다.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헌재는 어떤 편견이나 예단없이 심리에 밤낮과 주말 없이 매진하고 있다”며 심판정 밖에서 나도는 낭설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사진=헤럴드경제]

최근 일각에서 보수 성향 재판관들이 ‘탄핵기각’으로 돌아섰다거나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전원 사퇴로 선고시기가 이 권한대행 퇴임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헌재가 즉각 나서 반박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 내내 냉랭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박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들의 불출석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 권한대행은 특히 고영태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고집하는 박 대통령 대리인단에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최순실 씨의 회사 더블루K에서 근무했던 고 씨와 류상영 씨는 9일 변론에도 안 나오며 총 3차례 출석을 거부했다.

이 권한대행은 “두 사람에 대한 증인신문을 더 이상 유지하는 건 의미없다”며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국회 소추위 측은 곧바로 철회하겠다고 답했지만 박 대통령 측은 “그래도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고 씨를) 불러달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자 이 권한대행은 “철회 안 하면 재판부가 직권으로 취소한다”며 결국 취소를 선언했다.

이어 “앞으로 신문이 예정된 증인이 재판부가 납득할 수 없는 사유로 불출석할 경우 재소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재만,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의 사례처럼 증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헛수고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미 ‘불출석 전력’이 있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최순실 씨,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도 정해진 날짜에 안 나오면 다시 부르지 않을 방침이다.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한 박 대통령 측에게 ‘증인문제로 더 이상 지연작전을 펼치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3월초 선고가 유력시되면서 다급해진 박근혜 대통령 측은 대통령이 직접 헌법재판소로 나와 최후변론을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박 대통령 대리인단. [사진=헤럴드경제]

이번 결정을 두고 헌재가 이 권한대행의 퇴임일인 3월13일 전 선고를 위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 흔들기’ 시도가 계속되는 상황을 고려해 재판부가 ‘신속결정’ 의지를 더 분명히 했다는 해석도 있다.

이 권한대행이 양측 대리인에게 그동안의 주장과 답변을 총정리한 서면을 23일까지 제출하라고 명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국회 소추위 측 대리인 황정근 변호사는 “종합적인 준비서면을 23일까지 제출하란 건 굉장히 의미있다. 그게 마지막 준비서면이라면 변론 종결도 그 즈음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고 했다. ‘22일 증인신문 종료→23일 최종서면 제출→24일 최후 변론’이 현재 유력하게 거론된다.

다급해진 박 대통령 측으로선 ‘마지막 카드’로 대통령 본인이 직접 헌재에 나와 최후 변론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의 출석 계획은 없다고 했던 대통령 대리인단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출석을) 상의해보겠다”고 밝혀 출석 가능성을 시사했다. 소추위 측은 “박 대통령이 나오면 신문을 준비해야 하므로 대통령 측은 적어도 14일까지 출석여부를 밝혀달라”는 입장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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