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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구 효창동에 ‘이봉창의사 기념관’ 건립
- 13일 효창공원 안중근 의사 가묘에 단체 헌화
- 용산구 ‘역사 바로세우기’ 사업 큰 걸음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인생의 목적이 쾌락이라면 31년 동안 인생의 쾌락은 대강 맛보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이제는 영원한 쾌락을 얻기 위해 우리 독립사업에 헌신하고자 상해에 왔습니다”

호기로운 이 말은 ‘백범일지’에 남겨진 독립운동가 이봉창 의사(1901~32년) 이야기다. 

2018년에 건립되는 ‘이봉창 의사 기념관’ 투시도. [제공=용산구]

서울 용산구(구청장 성장현)가 용산에서 태어난 독립투사의 생애를 널리 알리기 위해 ‘이봉창 의사 기념관’을 건립한다고 8일 밝혔다.

이 의사는 1901년 용산구 원효로 2가에서 신흥 자본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1911년 청파동에 있던 문창학교에 입학했으며 이후 가세가 기울어 효창동으로 이사해 과자가게, 약국 점원 등으로 일했다.

이봉창 의사의 생전 모습. [제공=용산구]

이 의사는 일자리를 찾아 1925년 일본 오사카로 건너 간 뒤 조선인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여러 직장을 전전했다. 1928년 교토에서 열린 일왕 즉위식에서 한글이 적힌 편지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유치장에 갇힌 이 의사는 이후 1931년 독립운동의 뜻을 품고 상하이로 떠나 임시정부를 찾았다. 이후 백범 김구 선생이 조직한 ‘한인애국단’의 제1호 단원이 되어 1932년 1월8일 도쿄에서 관병식을 마치고 돌아가는 일왕 히로히토에게 폭탄을 던졌다. 비록 이 날 의거는 실패로 끝났지만 윤봉길을 비롯한 조선의 젊은이들의 마음 속에 항일의 불씨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는 이 의사의 옛집이 자리했던 효창동 118번지에 작은 기념관을 세운다. 현재 이 주변은 효창4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으로, 내년 말 아파트 준공과 함께 조합이 기부채납하는 479.1㎡ 규모의 소공원을 ‘역사공원’으로 용도 변경했다. ‘이봉창 의사 기념관’은 연면적 60㎡ 규모로 2018년에 완공한다.

애초 이 자리에는 이 의사 집터 표시석만 세우려다 그의 생애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관을 조성하는 것으로 계획이 커졌다.

안중근 의사의 가묘. [제공=용산구]

구는 또한 안중근 의사가 뤼순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1910년 2월14일을 기려, 오는 13~14일에 안 의사를 추모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연다.

13일에는 효창공원 안에 있는 안 의사의 가묘(假墓)를 찾아 단체헌화를 하는 ‘효창원 가는길’을 진행한다. 오전9시30분에 숙명여자대학교 학생 40여명,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등이 참석한 가운데 헌화한다. 이 날 오전10시30분에는용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용산공고, 오산고, 서울디지텍고 등 지역 고등학생 11명이 직접 만든 ‘안중근 의사 UCC(인터넷동영상)‘ 세편을 연속 상영한다.

이어 서 교수와 독립기념관 김주용 박사가 패널로 참가하는 ‘우리 가슴 속의 안중근 토크 콘서트’가 오후12시까지 진행된다.

안중근 의사의 생전 모습. [제공=용산구]

사형선고 당일인 14일 아침에는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소원’ 영상물을 소셜미디어(SNS)로 배포할 예정이다. 구와 서 교수가 함께 제작한 이 영상은 국제적 홍보를 위해 영어판으로도 배포된다.

안 의사의 가묘는 효창공원 내 삼의사(이봉창ㆍ윤봉길ㆍ백정기) 묘 바로 옆에 자리해 있다. 지난 1946년 백범 김구 선생 주도로 조성됐다. 묘단 아래에는 ‘유방백세(遺芳百世ㆍ꽃다운 이름이 후세에 길이 남다)’라는 네 글자가 새겨져 있다.

성장현 구청장은 “조국을 위해 헌신한 안 의사의 마지막 소원은 ‘대한독립’과 ‘고국귀환’이었다”며 “안 의사의 유해를 하루속히 발굴하고 효창원 빈묘에 제대로 모시기 위해서는 범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용산구는 백범 김구 선생은 물론 이봉창 의사 등 7위 선열의 묘소와 안중근 의사의 가묘가 자리해 있는 호국도시”라며 “안 의사 추모행사와 이 의사 기념관 건립으로 용산구 역사 바로 세우기 사업이 커다란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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