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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팩트 체킹' 나선 미 언론…트럼프 ‘거짓말 논란’
-트럼프 “테러 보도 안하는 언론” VS 미 언론 “거짓말”
-CNN “우리는 테러 현장에 있었다”
-NYT ”매일 테러 위험 감수하며 보도한다“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언론 간의 대립이 또다시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가 “테러를 보도하지 않는 언론”이라고 맹비난하자 미 언론들이 “트럼프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팩트 체킹'에 나섰다. 뒤늦게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이 해명에 나섰지만 이미 신뢰가 무너진 양측의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을 주제로 리포트 몇편을 방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제공=AP]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미 플로리다 주 맥딜 공군기지를 찾아 “파리와 니스에서 일어난 테러들이 보도조차 안되고 있다”라고 비난한 것을 반박했다. 백악관은 당시 증거로 전 세계 78건의 테러 리스트를 공개하고 서방 매체가 보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CNN은 “우리는 테러 현장에 있었다”며 백악관이 주장한 78건의 테러 관련 보도를 재송출하는 등 근거 제시하며 반박했다.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는 백악관이 적시한 78건의 테러 사건 중 서방 매체가 보도하지 않은 사건은 상대적으로 파장이 적었던 7개 사건뿐이라고 지적했다.

CNN의 기자 겸 앵커인 앤더슨 쿠퍼도 반박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현장 취재한 캐나다 오타와 프랑스 파리, 미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등 테러 관련 리포트를 공개하며 트럼프의 언론 비난에 맞섰다. 앤더슨 쿠퍼는 앞서 아이티 지진이 났을 때 구조를 위해 파견된 미군 부대보다 먼저 현장에 도착했을 정도로 현장에 몸을 던져온 재난 전문 기자다. 

재난 전문 기자로도 유명한 앤더슨 쿠퍼 CNN 앵커 [사진=게티이미지]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트럼프 발언에 대한 반박자료로 그간 보도된 테러 관련 기사들의 링크를 게시했다. 백악관이 제시한 2014년 9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발생한 테러 사건은 뉴욕타임스가 대부분 보도했다고 바로잡았다. NYT는 “우리는 매일 큰 위험을 감수하면서 테러를 보도하고 있다”라고 분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언론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테러를 일일이 보도하지는 않지만, 무엇을 보도할지 정보를 선별하는 것과 보도 은폐는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또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기자들 입장에서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외 미 언론들은 트럼프의 거짓말로 ‘47년 만에 최고 살인율’, ‘취임식 참석자 수 발언’ 등을 거론했다. CNN은 트럼프가 ‘위험에 처한 미국 사회’를 강조하며 인용한 “47년 만에 역대 최고 살인율” 발언도 ‘거짓말’ 이라고 전했다.

FBI 범죄율 데이터를 인용한 CNN은 최근 45년 살인율 수치 가운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반박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취임 직후 취임식 참석자 발언에 이어 계속해서 허위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백악관 측 켈리안 콘웨이 선임 고문이 뒷수습에 나섰다.

그는 7일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서방 언론이 테러 78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여러 언론이 테러 대부분을 광범위하게 보도했다”고 트럼프와 백악관 측의 잘못을 인정했다. 

켈리안 콘웨이 미 백악관 선임 고문 [사진=게티이미지]

또 앞서 ‘볼링그린 대참사’를 언론이 보도하지 않아 대부분 사람들이 모른다고 했던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도 “무척 후회한다”며 “몹시 속이 상하다”고 사과했다.

CNN 방송 뉴스를 가짜라고 생각하느냐는 CNN 앵커의 질문에 그는 “CNN이 가짜 뉴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신문, TV, 라디오에서 잘 조사하지 않은 보도, 가끔은 거짓에 기초한 보도가 약간 있다”며 종전 태도를 고수했다.

트럼프와 미 주류 언론 간 ‘거짓말 논쟁’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트럼프는 공식석상에서 언론을 향해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비난했고, 부정적인 대언론 인식은 선거 국면에서도 쭉 갈등을 유발해왔다.

그는 6일 미 플로리다 주 탬파에 있는 맥딜 공군기지를 찾아 “여러분은 파리와 니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다”며 “이런 일이 보도조차 되지 않는 곳이 있으며, 많은 경우 매우 부정직한 언론은 이를 보도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언론)에게 이유가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언론이 테러 소식을 ‘은폐’한다는 듯 비꼬았다.

뉴욕타임스를 향해서도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망해가는 뉴욕타임스가 나에 대해 소설을 쓴다”고 비난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엉터리 기사를 써 놓고서, 지금은 이야기와 출처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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