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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부위 대상포진땐 뇌졸중 위험 4.3배
-근육통·감기몸살 증상과 비슷 명절증후군으로 오해, 치료 골든타임 놓치기 쉬워…전체 환자중 25%가 면역력 약한 50대 이상

#. 직장인 윤모(50ㆍ여) 씨는 ‘워킹맘’이다. 항상 겪는 명절이지만, 지난 설 연휴 때에는 갑자기 늘어난 친척과 손님 맞이로 더 분주했다. 결국 연휴 마지막날에는 앓아 눕고야 말았다.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일상에 복귀, 지방 출장까지 다녀온 윤 씨는 며칠 뒤 바늘 수십 개가 찌르는 듯한 심각한 통증을 우측 옆구리에서 느꼈다. 살펴보니 수포까지 발생해 있었다.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대상포진 진단을 받았다.

4일간의 짧은 설 연휴와 갑작스레 복귀한 일상, 막중한 가사와 업무. 복잡하고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어 가는 일상 속에서 사람들은 늘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다. 특히 요즘처럼 연휴 뒷끝까지 겹치면 몸 안팎으로 피로도까지 증가한다. 이렇게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는 신체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각종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윤 씨가 걸린 대상포진도 이 같은 질병 중 하나다. 특히 50대 이상이라면 심각한 통증과 합병증으로 심하게는 삶의 질까지 떨어뜨리는 대상포진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산통보다 심한 통증 유발할 수도 =대상포진은 어릴 적 수두를 일으켰던 수두대상포진바이러스가 몸 속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과로, 스트레스 등으로 면역력이 저하되면 재활성화돼 신경을 손상시키는 질병이다. 신경절을 따라 수포를 동반한 피부 병변이 발생하고, 사람에 따라 산통보다 심한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동국대 일산병원 감염내과의 박성연 교수는 “대상포진은 수포가 나타나기 전 근육통, 감기 몸살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특히 명절 이후에는 대상포진 초기 증상을 명절증후군으로 오인하여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상포진은 피부 병변 발생 후 72시간 내 조기 치료가 중요하지만 명절증후군으로 오인하거나 알아채지 못하고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경우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통증은 발진이 나타나기 1~3일 전에 시작된다. 통증은 일반적으로 몸통이나 얼굴의 오른쪽 또는 왼쪽 중 한쪽만 나타한다. 피부의 감각이 이상하거나, 화끈거리거나 따끔거리고 쑤시는 증상이 있다. 박 교수는 ”이때는 별다른 피부 증상 없이 가렵거나 아프며, 근육이 아파서 근육통이나 다른 내부 장기 질환으로 오인하여 정확한 진단 없이 며칠을 지내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통증이 나타나고 수일 뒤 붉은 발진이 띠 형태로 나타나며, 열이나 두통이 동반된다. 발진은 수두와 매우 흡사한 물집으로 변해 1~14일간 지속됩니다. 주로 가슴, 등, 배, 엉덩이에 나타나지만, 얼굴, 팔, 다리 등에도 발생할 수 있다. 발진도 역시 몸의 한쪽에만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딱지가 앉으면서 물집이 사라지며 흉터를 남기기도 한다.

대상포진은 발병 부위에 따라 다양한 합병증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피부 병변이 호전된 후에도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돼 삶의 질을 훼손시킨다. 대상포진 환자라면 누구나 이 같은 합병증이 발병할 수 있다. 나이가 증가할수록 합병증 발생 비율이 증가한다. 실제로 60세 이상 환자의 40~70%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면부 대상포진의 경우 특히 눈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박 교수는 “시력 저하부터 녹내장, 각막염 등의 안과 관련 질환의 발병 위험이 커지고 심각한 경우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안부 대상포진에 걸릴 경우 뇌졸중 발병 위험이 4.28배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50대 이상ㆍ폐경기 여성ㆍ만성질환자, 고위험군 =국내 대상포진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국내 대상포진 환자 수는 약 64만명으로 2009년 약 45만명에 비해 33%가량 증가했다. 이 중 50대가 전체의 약 25%(16만5000명) 정도로 가장 많았으며, 60대(11만9000명ㆍ18.5%), 40대(10만3000명ㆍ16.5%) 순이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25만명)보다 여성(39만명)이 1.6배가량 많았으며, 전체 환자 6명 중 1명은 50대 여성(10만8000명ㆍ16.7%)으로 확인됐다. 50대 여성은 폐경기에 접어들면서 면역력이 저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심평원은 분석했다.

박 교수는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저하되면 누구에게나 발병하기 때문에 50대 이상 중ㆍ장년층, 폐경기 여성뿐 아니라 만성질환자, 가족력이 있는 사람 등도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제2 당뇨 환자의 경우 같은 연령대의 일반인보다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이 3.12배, 대상포진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3.2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대상포진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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