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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관광공사 ‘2월의 걷기 좋은 길’]바람과 걷는 풍차언덕 ‘선자령’…겨울 발걸음 머무네
평창~강릉~정선 잇는 아리바우길의 ‘선자령’
능선에 설치된 풍차, 이국적 냄새 물씬
동래온천이 유혹하는 ‘부산 갈맷길’
한탄강 자연경관 신비 그대로 ‘철원 한여울길’
걷는 내내 호수를 감싸고 있는 ‘포천 산정호수’


‘올림픽 아리바우길’을 아시나요?

‘아리’는 정선 아리랑에서 ‘바우’는 비탈진 백두대간 강릉ㆍ평창 바우길에서 땄다. 오는 9일로 평창-강릉-정선 동계올림픽 개막이 꼭 1년을 남기는 가운데, 정선5일장, 아리랑의 고향 아우라지, 3000개의 돌탑이 있는 모정탑길, 대관령 삼양목장과 하늘목장, 선자령, 오죽헌, 경포대 등을 잇는 아리바우길(132㎞) 연결 작업도 한창이다.

신사임당이 강릉 친정을 떠나 서울 갈 때 잠시 쉬던 대관령과 선자령은 올림픽 아리바우길 한 가운데에 있다. ‘영(嶺)을 넘던 구름 보고 목이 메여 우노라네’라는 가곡 소절 처럼, 동해안에서 만들어진 해무(海霧)가 백두대간을 넘으려 온 힘을 다 쓴 다음, 가까스로 고개를 넘던 지점이다. 해무가 증발해버리는 지점 쯤에 동계올림픽의 메카인 알펜시아가 있다.



대관령 목장은 정글을 초원으로 바꿔 유제품의 산실로 만든 곳이다. 극빈층에 재건의 기회를 준 약속의 땅이다. ‘거지왕 김춘삼’과 그를 따르는 부랑인 300여명이 이곳에서 악전고투 끝에 살림밑천을 마련해 새 삶을 일군 것으로 알려진다.

선자령 바로 아래 하늘목장에서는 ‘웰컴투 동막골’ 등을, 대관령 청정 식재료로 오메가3 쏘시지도 만드는 삼양목장에서는 ‘태극기휘날리며’, ‘가을동화’ 등 영화를 찍었다. 대관령면 라이브카페 운영자 김현민(54)씨가 틈틈이 올라가 섹소폰 ‘버스킹’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6월 모두 연결될 올림픽 아리바우길 중 한 곳인 선자령길, 부산 갈맷길 금정구간, 철원 주상절리 한여울길, 포천 산정호수길, 충주 비내길 등을 2월에 걷기 좋은 길로 선정했다.

바우길 1코스인 선자령풍차길은 구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에서 시작해 풍해조림지, 목장길, 선자령, 동해전망대를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온다. 선자령 정상을 눈앞에 둔 지점은 끝없이 펼쳐진 초원의 산능선에 설치된 풍력발전기(풍차)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평창 송어축제, 눈꽃축제 등 올림픽 페스티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주 후반부터 강릉과 평창에서 빙상, 스노보드 올림픽 테스트이벤트가 한꺼번에 열린다.

부산 갈맷길 7-1구간은 성지곡 수원지 삼나무와 편백 숲길이 들머리이다. 백양산 갈림길에서 한국산개구리 보호지역인 쇠미산 습지를 지나 송전탑이 있는 능선을 따라 만덕고개로 향한다. 금강공원으로 오르는 길에서 뒤돌아보면 온천천과 동래구 경관을 볼 수 있다. 금정산성 제2망루 가는 길까지는 다소 숨이 차나, 남문을 통과한 다음 산성고개에서 동문을 지나 부채바위, 제4망루, 원효봉, 북문에 이르는 능선길은 경치가 좋아 피로감을 잊는다. 산성마을 막걸리와 염소고기가 일품이고, 근처에는 1500년 된 동래온천이 유혹한다.

“왜 그랬을까?” 철원 한여울길 1코스 주상절리길은 한탄강 자연경관의 신비를 논하는 이동식 토론장이다. 근대문화유적지인 승일교를 지나 철원군의 대표 관광지인 고석정 관광지를 지난다. 송대소 부근 전망대에서 한탄강의 주상절리를 보면서 수백억~수억년 지질과정을 두고 상념에 잠길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폭포인 직탕폭포의 웅장한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얼음이 얼었다면 한탄강현무암협곡에 들어가 신생대에 더 가까이 접근해보자.

포천 산정호수는 명성산, 망봉산, 망무봉 등 주변의 산봉우리들과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호수를 한 바퀴 감싸고 있는 둘레길은 걷는 내내 호수가 시선에서 사라지지 않아 산정호수 진면목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길을 걷고 나면 산정호수 온천단지에서 몸을 녹일 수 있다. 지금은 잔설의 흰색과 짙은 카키색의 조화이지만, 머지않아 해빙기를 지나면 연두색과 청록색의 새로운 자태를 뽐내며 내 마음을 호수로 만들 것이다.

‘전국 걷고 싶은 녹색길 베스트 10’(안행부)으로 선정된 충주 비내길에선 앙성온천광장에서 시작해 아름다운 단풍터널, 논과 밭, 과수원 등이 어우러진 농촌풍경과 인정 많은 마을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남한강변 오솔길을 지나 청량한 공기를 벗 삼아 길을 거닐고, 국내 최대 탄산온천인 농암온천에서 쌓인 피로를 씻을 수 있다. 이른 아침엔 물안개가 피어올라 한 폭의 산수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이밖에 ▷낙동강 벼랑 위 길로 짜릿함과 아름다움을 함께 선사하는 경남 창녕군 남지 개비리길 ▷풍수지리상 오리가 알을 낳는 곳으로 이름난 모악산마실길 김제 구간 2코스 ▷선비 정신을 배울 수 있는 문화생태 탐방로, 경북 영주의 소백산자락길 1자락 ▷스토리가 넘치는 충남 예산의 가야구곡녹색길 ▷유네스코 지질공원 제주지오트레일 산방산ㆍ용머리트레일 A코스 등도 2월 걷기 좋은 길로 선정됐다.

함영훈 선임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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