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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버거·피자 ‘트럼프’를 팔다
-빌드 어 월 버거·#얼터너티브 팩트 제로·더 월 피자…트럼프 멕시코 장벽·신체 일부 풍자한 제품 내놓고 고객 손짓

‘빌드 어 월(Build a Wall) 버거, ‘더 월(The Wall) 피자’, ‘#얼터너티브 팩트 제로(0) 칼로리 미트 러버스(#Alternative Fact zero calorie meat lovers) 피자…’

이들은 모두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를 풍자한 제품들이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미국의 힘’을 등에 업고 트럼프의 손짓 하나, 몸짓 하나까지 화제를 모으자 요식업계의 트럼프 따라잡기 바람이 거세다. 미 음식 전문 웹진 더데일리밀(The Daily Meal)은 이를 두고 “레스토랑계의 기발한 급습”이라고 표현했다. 국내에서 최순실 씨의 검찰 출두 당시 모습을 풍자해 대구의 한 제과점에서 만든 ‘순실이깜빵’이 큰 인기를 끌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아일랜드식 주점 더티 넬리(Duty Nellie’s)에서 최근 선보인 ‘빌드 어 월’(Build a Wall) 버거가 대표적이다. 멕시코 요리에 즐겨쓰이는 재료를 얹은 이 제품은 트럼프의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계획을 풍자해 이름 붙여졌다. 가격은 15달러(약 1만7000원)다.

레스토랑 측은 벽돌 벽을 배경으로 트럼프의 얼굴 사진을 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를 올리기도 했다. 이 광고는 찬반 논란을 빚어 몇 시간만에 내려졌고, 레스토랑 측은 사과 성명까지 발표했다.

‘#대안적 사실’ 피자도 등장했다. 이 제품은 지난달말 미 오하이오주 컬럼버스에 기반을 둔 퀵서비스 피자 체인 빌라 이탈리안 키친(Villa Italian Kitchen)에서 선보였다.

신조어 ‘대안적 사실’은 백악관 켈리앤 콘웨이 선임 고문이 트럼프의 취임식 인파가 사상 최대였다는 숀 스파이서 대변인을 감싸면서 쓴 말이다. 이후 콘웨이를 향해 대안적 사실과 거짓말의 차이가 무엇이냐는 비난이 쏟아지는 등 논란이 빚어졌다.

‘#대안적 사실’ 피자라는 제품명답게 모짜렐라 치즈와 베이컨, 페페로니, 햄, 소시지 등이 들어간 이 피자는 우습게도 ‘제로’(0) 칼로리를 내걸었다. 가격은 한 조각에 4.09달러, 한 판에 14.99달러다. 회사 관계자는 지역 신문인 클리블랜드 플레인 딜러에 이 제품은 콘웨이에도 딱 맞을 것이라며 그를 조롱했다.

이 회사는 또 “(이 제품은) 명백히 대통령답고, 엄청나다(YUGE)”라는 광고 문구로 눈길을 끌었다. 여기서 ‘YUGE’는 ‘huge’를 뉴욕 사람들이 즐겨 발음하는 방식이다. 특히 트럼프가 많이 사용해 ‘트럼프표 발음’으로 통한다. 지난해 당시 공화당 경선주자였던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4월 1일 트위터에 “오늘 지지할 후보를 발표하겠다. 이 선언은 ‘엄청날’(YUGE)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는 트럼프를 비꼬기 위한 만우절 장난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해 5월 데뷔한 ‘더 월’ 피자 역시 ‘빌드 더 월 버거’와 마찬가지로 트럼프를 겨냥한 제품이다. 메인주 포틀랜드 시에 위치한 피자상점 비니스 피제리아(Vinnie’s Pizzeria)가 개발한 이 제품의 광고는 “계산서를 멕시코에 보낼 수 있다. 멕시코인들이 돈을 낼 것으로 확신하다”라는 문구로 웃음을 자아낸다.

이 피자는 3가지 토핑과 3중 치즈를 얹은 6층으로 이뤄졌으나 이름과 달리 두껍지 않은 점이 특징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와 같이 손가락이 짧은 사람들을 배려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간 트럼프의 손가락 길이는 수차례 논란이 돼왔다. 그의 손가락 길이를 처음 문제삼은 것은 지난 1980년대 발간된 ‘스파이 매거진’이다. 당시 이 잡지의 그레이던 카터 편집장은 트럼프를 ‘손가락이 짧은 불가리인’이라고 조롱한 적 있다.

이후 여성잡지 배니티페어를 공동 창간한 그는 지난 2015년 11월 ‘트럼프는 언제까지나 손가락 짧은 불가리인’이라는 칼럼을 썼다. 카터 편집장은 “트럼프는 다른 이들에게 가장 상처주는 말을 하는 데는 신경도 안쓰면서 자신의 자만심 강한 이미지에 반하는 속삭임이라도 들으면 우리에 갇힌 족제비처럼 난리를 친다”고 했다. 온라인 매체 고커, 주간 잡지 더 뉴욕커 등도 트럼프의 짧은 손가락을 조롱했다. 지난해 12월엔 당시 미 공화당 경선주자였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유세에서 “트럼프는 덩치에 비해 손가락이 너무 짧아 신뢰할 만한 인물이 아니다”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루비오는 “그가 항상 날 보고 ‘꼬마(Little) 마르코’라고 한다”면서 “그는 키가 6.2피트(약 189cm)로 나보다 크지만 왜 손 크기는 5.2피트 사람만 못한지 모르겠다”고 비아냥댔다. 트럼프는 이런 주장에 대해 과거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내 손가락은 길고 아름답다. 증거 자료가 많다. 내 몸의 다른 여러 부분들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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