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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호무역·反난민…르펜, ‘프랑스 트럼프’ 같은 대선 출정식
-리옹서 출정 연설…트럼프와 비슷한 공약 발표
-마크롱 “르펜, 프랑스혁명 정신 배반” 공격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프랑스의 트럼프’로 불리는 마린 르펜(48) 국민전선(FN) 대표가 본격적으로 대선 유세에 나섰다. 반(反)이슬람, 보호무역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비슷한 기치를 내걸면서 유럽에 극우주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르펜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 제2도시 리옹의 한 실내 체육관에서 가진 대선 출정연설에서 EU를 ‘실패’와 ‘악몽’이라고 규정하고 “회원국의 주권을 보장하는 타협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EU 탈퇴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

이어 이번 대선을 “문명의 선택”이라면서 집권하면 5년 내에 프랑스를 제대로 돌려놓겠다고 강조했다.

르펜은 “우리는 이슬람 근본주의의 멍에 속에 살아가기를 원하지 않는다”면서 난민과 이슬람교에 대한 적대감도 강하게 드러냈다.

그는 프랑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히잡(무슬림 여성이 쓰는 머리 가리개)과 모스크(이슬람 회당) 등을 언급한 뒤 “(이슬람교가) 여성들에게 치마를 입지 못하게 하고 음식점에도 드나들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어떤 프랑스인도, 자유와 존엄을 지닌 어떤 여성도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은 행복한 세계화를 원하지만 끔찍한 세계화가 이뤄져왔다”면서 “규제를 거부하고 국가의 권한을 박탈하는 경제적 세계화를 집행하면서 다른 종류의 세계주의, 즉 이슬람 근본주의를 탄생시키는 데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르펜은 전날 EU와 국제무역협정 탈퇴,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반(反)난민 정책 등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과 흡사한 144개 대선공약을 발표했다.

공약에는 범죄 무관용 정책, 경찰력 1만5000명 증강,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세율인상 및 관세 인상 등이 담겼다.

특히 프랑스로 들어오는 이민자를 연간 1만명 수준으로 80% 감축하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에게 특별세를 물리겠다는 방침과 불법 이민자에 대한 기본적인 의료보장 제공을 중단한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과 흡사한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노동자 계층을 겨냥해 세금을 낮추고 복지 혜택을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담았다.

이같은 르펜의 공약은 오랜 경기 침체와 높은 실업률로 고통받는 프랑스 국민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이날 리옹에서는 좌우를 넘어선 ‘제3지대론’을 주장하며 대선전에 뛰어든 에마뉘엘 마크롱(39) 전 경제장관과 급진 좌파로 분류되는 장뤼크 멜랑숑 후보도 대규모 유세를 벌였다.

마크롱은 전날 연설에서 르펜의 공약들이 프랑스의 혁명 이념인 자유ㆍ평등ㆍ박애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공격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의 지평을 제약해 자유를 배반하고, 다른 사람들보다 어떤 사람들이 더 평등하다고 주장하면서 평등을 배신하고, 자신과 다른 외모를 지닌 사람들을 증오하면서 박애를 배반한다”고 주장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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