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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스타일]양손에 SNS 쥐고, TV쇼하듯 정치
-인선 발표, 소통 방식 TV쇼 주인공처럼

-“백악관이 리얼리티쇼 무대로 변신”

-트위터, 페이스북 양손에 쥐고 정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제공=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입성한 뒤에도 기존 정치 틀을 벗어난 독특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내각 인선 발표를 TV 리얼리티쇼처럼 연출하는가 하면, 전 세계적인 파문을 일으킨 ‘반(反)이민’ 행정명령 관련 코멘트를 페이스북, 트위터로 전달하는 등 기존 미 대통령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TV스타였던 장기를 살려, 미 대법관 내정자 발표를 마치 TV 리얼리티쇼 합격자 발표처럼 진행했다. 마치 티저 광고하듯 단서를 제공해 관심을 유도하고 최종 발표 직전까지 긴장감을 끌어올려 사람들을 놀래키는 전형적인 TV쇼의 작법이다.

TV의 황금시간대(프라임타임)인 오후 8시를 발표 시간으로 못박아두고, 그 시간대의 높은 관심도와 시청률을 대법관 내정자 발표로 이끌어왔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시간대 리얼리티쇼보다 더 스펙터클한 장면을 연출했다”고 보도했다.

발표 방식은 기존 백악관의 전통과 동떨어져 있었다. 그는 이날 오후 8시 백악관 이스트룸으로 혼자 걸어 들어왔다. 짧은 코멘트 후 닐 고서치 대법관 지명자의 이름을 부르자 고서치와 부인이 오른쪽 옆문에서 ‘깜짝’ 등장했다. 극의 하이라이트가 펼쳐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카메라를 향해 “놀랍지 않으냐”고 말했다.

쇼가 완성되기까지 트럼프의 전략은 치밀했다. 그는 마치 연극이나 쇼를 구성하는 것처럼 초반에는 하나 둘씩 단서를 던지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대법관 지명자 발표 1주일 전부터 “나는 누가 내 마음 속에 있는지 알 것”이라며 관심을 모았다. 공화당원들에겐 “나는 당신들이 매우 흥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광고의 전형적인 기법을 구사했다.

발표가 임박하자 트위터 사용 빈도를 늘리면서 “8시 발표”를 강조했다. 그가 대선 때 애용했던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도 동원해 홍보했다.

발표 시간도 프라임 타임을 겨냥했다. 대법관 인준 발표 직후 방송된 CNN 타운홀 미팅에 출연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대통령이 우리 방송에 대한 정보를 알아냈다”며 “그가 우리를 한단계 더 끌어올려준 셈”이라고 꼬집었다.

관심을 극대화하면서 결과를 절대 흘리지 않는 것도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트럼프는 자신이 출연한 TV쇼 ‘어프렌티스’에서 마지막에 탈락 후보 2명을 추려놓고 한명을 끌어올리는 방식을 대법관 후보 2명에 똑같이 적용했다. 트럼프는 발표 당일 워싱턴으로 결승 진출자 두 명을 소환해 긴장감을 높였고 결국 백악관 문을 통과한 자는 골서치와 그의 부인이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미 신임 대통령인 트럼프가 역대 최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TV시청률에 대해선 전임 TV스타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조정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자신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반기를 든 샐리 예이츠 미 법무장관 대행을 한밤중에 경질한 것도 마치 TV쇼의 주인공처럼 행동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어프렌티스’ 속 하이라이트인 해고신에서 ‘당신은 해고야(You’re fired!)’라는 유행어를 내뱉듯 백악관에서도 현실화했다. CNN은 “백악관이 리얼리티쇼 무대로 변했다”고 전했다. 폴리티크는 ”트럼프가 리얼리티 TV 본능을 백악관에 가져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자유자재로 TV쇼하듯 정치를 할 수 있는 기반은 자신의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다. 언론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대신 자신이 직접 채널을 가진 셈이다.

4일 반이민 행정명령에 미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자,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또 트위터에 “판사가 국토안보부의 입국 금지 명령을 중단해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까지 미국에 들어올 수 있을 때, 우리나라에 무슨 일이 닥치겠느냐?”고 적었다. 이어 “판사가 (입국) 금지를 해제했기 때문에 불량하고 위험한 많은 사람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올지도 모른다”며 “정말 끔찍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정부의 요직 인사를 할 때도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 후보들을 불러 모아 리얼리티 TV쇼 방식을 내각인선에 적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bonjod@heraldcorp.com



닐 고서치 미 대법관 지명자 인선 발표 당시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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