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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묵직한’ 국가조찬기도회도 트럼프式 “슈워제네거를 위해 기도하자”
-트럼프 VS 슈워제네거 설전
-국가조찬기도회 갈등의 장으로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경건하고 차분한 분위기의 국가조찬기도회도 트럼프 스타일로 이끌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스타로 만들어준 TV쇼 ‘어프렌티스’의 후임인 아놀드 슈워제네거에 대한 독설을 퍼부었다. CNN 등 미 언론들은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야할 자리가 트럼프식 갈등 조장과 말장난으로 도배됐다고 비판했다.

2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 연설에서 영화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위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는 “대통령에 출마할 때, 그 쇼를 떠나야 했다. 그들은 아놀드 슈워제네거를 후임으로 고용했다”면서 “여러분도 알다시피 시청률은 바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그것은 완전한 재앙이었다”면서 “나는 아놀드를 위해 기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프렌티스는 트럼프가 제작자인 마크 버넷과 6년간 공동제작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너는 해고야(You‘re fired!)”라는 유행어도 이 쇼에서 탄생했다. 이 프로그램의 히트가 트럼프의 정치적인 야망을 촉발한 계기가 됐다고 CNN은 전했다.

슈워제네거는 즉각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반격했다.

그는 “트럼프, 내게 좋은 생각이 있는데 서로 일을 바꾸면 어떻겠나”라고 제안했다. 그는 “당신은 시청률에서 대단한 전문가이니 TV를 이끌고, 나는 당신의 일(대통령 직)을 하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이 다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고 받아쳤다.

취임 후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을 쏟아내며 미국 내 갈등을 고조시키는 상황을 빗댄 것으로 해석된다. 슈워제네거는 지난달 30일 한 TV쇼에 출연해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은 미친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1968년 미국으로 넘어온 오스트리아 이민자 출신이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와 슈워제네거의 설전은 한두번이 아니다. 트럼프는 지난달 6일에도 트위터에서 “아놀드 슈워제너거는 ‘시청률 기계’ DJT(도널드 J. 트럼프)와 비교하면 완전히 끝장났다. 망가졌다”고 비판해, 두 사람 간 신경전이 고조됐다.

이에 대해 CNN은 이번 국가조찬기도회가 트럼프 스타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기도회는 70여 국가 초당적 정치 지도자들과 종교 지도자들이 모여 관계를 쌓고, 정치, 사회, 외교 등 굵직한 논의를 하는 자리로 인식된다. 과거 아이젠하워 대통령 이후 미국의 대통령들은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국정의 주요 메시지를 던져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 자리에서도 갈등을 부각시켰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미국에서 종교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관대한 이민 시스템을 갖고 있지만 관대함을 (부당하게) 이용하는 사람들, 폭력을 퍼뜨리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편협성이 미국에 퍼지게 하는 교두보를 허용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는 ‘이슬람국가’(IS) 격퇴 노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동참도 주문했다. 그는 “우리는 IS에 의해 평화로운 이슬람교도가 잔혹해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모든 나라는 IS가 기독교도에 행하는 폭력에 대항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 등 외국 정상과 ‘거친’ 전화통화를 한 것에 대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우리는 거칠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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