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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키·보드 타다 ‘삐끗’…당황하지 말고 ‘R·I·C·E’
준비운동 없이 즐기다 인대·근육 파열
청소년·중년 여성 ‘스포츠 손상’ 늘어
Rest 편안한 곳에서 안정 취하고
Ice 얼음 찜질로 통증 줄이기
Compression 다친 부위 압박하고
Elevation 높이 들어올리면 부종 줄여


#. 수험 생활의 굴레를 벗고 지난해 말 원하는 대학에 당당히 합격한 윤모(19ㆍ여) 씨. 곧 졸업하는 여고 친구들과 추억을 쌓기 위해 지난달 하순 함께 스키장으로 놀러 갔다. 난생 처음 스키를 타게 된 윤 씨는 강습을 받자마자 준비 운동 없이 혼자 슬로프를 내려오다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넘어졌다. 넘어지는 순간 오른쪽 발목이 꺾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결국 다음날 병원을 찾은 윤 씨는 인대 염좌 진단을 받고 깁스와 목발 신세를 지게 됐다.

겨울을 맞아 스키, 스케이트 등 동계 스포츠를 즐기거나, 새해를 맞아 다이어트 등을 목적으로 헬스클럽을 찾는 등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운동을 하게 되면 급한 마음에 준비 운동도 없이 스포츠를 즐기다 윤 씨처럼 예기치 못한 부상을 입고 심하면 목발, 깁스 등 보조 장구 신세를 지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다. 이 같은 부상을 의료계에서는 ‘스포츠 손상’이라고 부른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전후에 준비ㆍ정리 운동을 하는고 영양 공급에도 신경쓰는 등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낮은 기온에서 근육ㆍ관절 경직…부상 확률↑” =스키, 스케이트는 물론 산행, 보드, 빙벽 오르기 등의 다양한 동계 스포츠는 보통 기온이 낮은 곳에서 한다는 특성이 있다. 헬스클럽에서 하는 운동도 추운 바깥에서 따뜻한 실내로 이동하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몸이 견뎌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정형외과의 민경대 교수는 “낮은 기온에서 사람의 근육과 관절은 경직돼 움직임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며 “충분한 준비 운동 없이 본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 부상의 확률은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스포츠 손상’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하지만, 특히 어린이, 청소년, 중년 여성에서 유발될 위험이 높다. 어린이나 청소년은 보통 운동 시 의욕은 앞서나 숙련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년 여성과 노년층은 연령의 증가와 더불어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서 손상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연령군이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민 교수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뼈와 근육이 발달하는 단계라서 유연하지만, 외력에 약하고 성장판은 주위 인대 등에 비해 약해 손상을 입기 쉽다”고 말했다.

‘스포츠 손상’을 일으키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과도한 운동을 들 수 있다. 체력과 기량이 받쳐주지 않은 상태에서 의욕이 앞설 때 부상의 위험이 높으므로 운동의 수준, 강도, 시간. 빈도를 조절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충고다.

▶“운동 전후 준비ㆍ정리 운동, 관절 유연성 유지해 줘” =‘스포츠 손상’은 운동 중 사람이나 물체에 충돌해 직접 타박이 생기거나, 스스로 균형을 잃어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인대 염좌, 근육 파열과 같은 ‘급성 손상’이 대부분이다.

장시간에 걸친 피로로 발생하는 ‘과사용 손상’도 있다. 이 경우에는 근골격계에 ‘급성 손상’을 일으키는 힘보다 작은 힘이 반복적으로 자극을 주면서 발생한다. 민 교수는 “‘과사용 손상’ 환자의 60% 이상은 잘못된 동작이나 훈련 습관이 원인”이라며 “운동 전 충분한 강습과 훈련을 통해 올바른 동작과 기술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스포츠 손상’을 입었을 경우, 응급 조치는 ‘RICE 치료 원칙’을 따르는 것이 좋다. ‘RICE 치료 원칙’에 대해 민 교수는 “급성 근골격계 스포츠 손상 시 일차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치료 원칙”이라고 했다.

R은 안정(rest)을 통해 통증을 감소시키고 추가 손상을 막는 것이다. I는 얼음(ice), C는 압박(compression)으로 손상 부위의 부종과 염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E는 거상(elevation)을 뜻하는 데, 중력을 이용해 체액을 다친 부위로부터 이동시켜 출혈이나 부종을 감소시키는 일차적인 조치라는 것이 민 교수의 설명이다.

스포츠 손상에 대한 최상의 치료는 예방이다. 운동 전 컨디션을 잘 조절하는 것은 내적ㆍ외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모든 손상 예방의 기본이 된다. 민 교수는 “운동 전후로 준비 운동과 정리 운동을 해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해 주고, 몸에 맞는 적절한 운동 기구 등을 사용해야 한다”며 “본인의 근력, 지구력, 유연성, 민첩성, 균형, 고유 감각, 심폐 지구력 등 자신의 특성과 운동 능력을 고려해 적절한 강도와 난이도의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는 무엇보다 부상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 최선이다. 민 교수는 “충분한 준비 운동 후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운동 중에는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신체 활동에 필요한 영양 공급과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스포츠 손상을 방지하는 지혜”라고 조언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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