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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웅담의 보고’된 뉴트리아의 운명
뉴트리아에서 웅담 성분이 발견됐다는 최근 연구 결과에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연성찬 경상대학교 수의대 교수팀은 뉴트리아 담즙의 뉴트리아 담즙에서 웅담의 주성분인 ‘우르소데옥시콜산(UDCA)’ 비율이 평균 43.8%라고 밝혔다. 아메리카 흑곰(38.8%)이나 불곰(18.6%)보다도 높은 수치다.

현행법상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곰에서 UDCA를 채취하면 불법이다. 그래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웅담 성분은 대부분 인공 합성물이다. 이런 상황에서 천연 UDCA를 얻을 방법을 발견했으니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인터넷에는 벌써 “이제 뉴트리아 잡으러 간다”, “뉴트리아가 멸종 위기종이 되게 생겼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뉴트리아에서 웅담이 발견됐다는 소식 뒤에는 항상 ‘생태계 파괴범’, ‘전국으로 확산’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소리다. 지난 1985년 모피용으로 처음 수입된 뉴트리아는 일부가 야생화 하면서 최상위 포식자로 등극했고, 결국 정부는 지난 2009년 뉴트리아를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했다.

그러나 세간의 인식과 달리 뉴트리아는 전국적으로 대부분 퇴치된 상태다. 지난해 퇴치한 뉴트리아 수(5105마리)와 비교하면 사실상 대부분 지역에서 퇴치가 완료된 상태다.

정부는 남은 뉴트리아를 완전히 퇴치하고자 오는 6월부터 뉴트리아가 주로 서식하는 하천 주변을 중심으로 ‘하천별 전략퇴치’ 사업을 추진한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3년에는 한반도에서 뉴트리아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트리아로 고생했던 지역 주민들 역시 최근 뉴트리아에 쏠린 관심이 달갑지 않다. 웅담을 채취하겠다며 뉴트리아를 포획해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면 수년에 걸친 퇴치 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황소개구리를 없애려면 몸에 좋다는 소문을 내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의 ‘몸보신’ 집착증은 유명하다. 실제로 웅담 성분을 발견한 연구진도 무분별한 채취가 우려돼 연구 결과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갑작스레 뉴트리아에 쏠린 관심이 불편하기만 한 지역 주민들의 마음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os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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