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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한철 헌재소장 기념촬영 중 탄핵반대 시위대 구호 ‘몸살’
-헌재 정문 앞에 시위대 집결… 고성 지르는 시민도
-박한철 “대통령 직무정지 두달… 조속히 결론내야”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한철(64ㆍ사법연수원 13기) 헌법재판소장의 퇴임식이 열린 31일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위대의 집회로 오전부터 몸살을 앓았다.

박 소장은 이날 헌재 대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현재 진행 중인 탄핵사건에 대한 언급을 잊지 않았다. 박 소장은 직접 작성한 퇴임사를 통해 “헌재는 지금 대통령 탄핵심판이라는 위중한 사안을 맞아 공정하고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제 남은 분들에게 어려운 책무를 부득이 넘기고 떠나게 돼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밝혔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1일 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며 헌재를 떠나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이어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가 벌써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의 중대성에 비춰 조속히 결론을 내려야 한다는 점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며 남은 재판관들이 엄격히 심사해 헌재가 최종적인 헌법수호자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1시간에 걸친 퇴임식을 마치고 박 소장은 헌재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청사 밖으로 이동했다. 기념촬영을 위해 헌재 분수대 앞에 나란히 선 박 소장과 재판관들은 박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마주해야 했다. 분수대에서 1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태극기와 미국 성조기를 든 시위대들이 ‘탄핵기각’을 외치며 집회를 하고 있었다. 기념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헌재를 향해 조롱 섞인 괴성을 지르는 시민도 보였다.

헌법재판소 정문 앞에서 집회 중인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시위대. [사진=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박 소장은 동료 재판관들을 비롯해 퇴임식을 찾은 전직 재판관들, 헌재 직원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후 준비된 차량을 타고 오후 12시20분 헌재를 빠져 나갔다. 이후에도 헌재 정문 일대는 퇴임식을 찾은 내, 외빈 인사들과 취재진, 시위대의 소리가 한데 섞여 소란스러운 상황이 계속됐다. 경찰은 이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헌재 정문 앞에 병력을 배치해 우려했던 충돌은 없었다.

박 소장은 이날 퇴임사에서 유럽과 미주 각 국가에서 표출되고 있는 계층 간 갈등을 거론하며 “우리 사회도 혹여 이러한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사회적 갈등과 모순을 조정하고 헌법 질서에 따라 해결책을 찾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정치적 대의기관의 적극적인 역할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 기관들이 결코 갈등과 분열을 조장해선 안 되며 대화와 타협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퇴임 기념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헌재 정문 바깥에선 박 대통령 탄핵기각을 외치는 집회가 벌어졌다. [사진=김현일 기자/joze@heraldcorp.com]

지난 2011년 2월 1일 헌법재판관에 임명된 박 소장은 2013년 4월 12일 박 대통령의 지명으로 검사 출신 첫 헌재소장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박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가 헌재에 접수된 후 9차례의 변론을 직접 진행하며 심리에 속도를 내왔지만 결국 임기 만료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이날 퇴임했다.

한편 이날 퇴임식에는 전임 헌재소장을 지낸 이강국 4대 소장과 김용준 2대 소장, 윤영철 3대 소장, 이시윤ㆍ김영일ㆍ목영준ㆍ송두환 전직 재판관들이 참석했다. 이밖에 헌재 직원과 외부 인사들이 160석의 대강당을 가득 메웠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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