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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은 두려워하면서…’ 두통은 방치하는 현대인
-1월 23일 ‘두통의 날’ 맞아 대한두통학회 설문 조사
-직장인 3명 중 1명은 주 1~3회 겪는 만성 두통 환자
-증상 나타나지만 병원 찾지 않는 소극적인 사람 많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광고회사에 다니는 40대 직장인 김모씨는 업무에 신경을 쓰다 보면 가끔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을 경험하고 있다. 문제는 그 빈도가 점점 잦아진다는 점이다. 한 달에 한 두 번 찾아오던 두통이 최근 큰 프로젝트를 맡은 이후엔 매 주 적어도 한 번 이상 두통이 찾아오면서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가 됐다. 하지만 김씨는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병원을 찾는 일은 뒤로 미루고 있다.


대한두통학회(회장 김병건)가 1월 23일 ‘두통의 날’을 맞아 취업포털 잡코리아와 함께 직장인 90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에서 만성두통의 위험이 있으나 두통 치료에 대한 인식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통이 나타난다면 참거나 놔두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3명 중 1명이 경험한다는 점에서 두통은 암과 비슷한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두 질병을 대하는 태도는 다르다. 암에 대해선 두려움을 갖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으며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데 반해 두통은 방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30% 주 1~3회 두통, 한 달 8회 이상이면 만성두통 의심=국제두통학회(IHS)의 ‘국제두통질환분류’에서는 주 2회 이상, 한 달에 8회 이상 두통은 만성두통 위험신호로 보며 한 달에 15회 이상 3개월 지속되면 만성두통으로 진단한다. 이번 설문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905명의 91%(824명)가 ‘최근 1년간 두통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두통 빈도를 묻는 질문에 29.3%가 주 ‘1-3회’ 두통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즉 직장인 3명 중 1명은 만성두통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편두통 증상 많지만 병원 찾는 경우 적어=두통 경험자 824명의 두통 양상은(복수응답) ‘속이 메슥거리거나 체한 느낌이 있다(43.2%)’, ‘머릿속이 심장 박동처럼 욱신욱신 아프다(32.4%)’, ‘빛이나 밝은 곳이 불편하다(14.5%)’는 등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모두 편두통의 증상이다. 문제는 이들의 75.8%가 ‘두통 증상을 의사와 상담한 적이 없다’고 답했음에도 자신의 두통을 편두통(34.8%), 신경성 두통(21.1%), 긴장형 두통(7.8%), 목 디스크(2.1%) 등이라고 정의 내리는 등 자의적 판단으로 병명을 오인하는 경우가 흔했다는 것이다. 두통 전문 치료에 대한 인식도 낮았다. 응답자의 65.1%는 편두통 전문 치료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편두통 전문 치료 인지 여부에 대한 응답(복수응답)은 ‘편두통 예방 치료’ 28.9%, ‘편두통 급성기 치료’ 11.6%, ‘편두통 보톡스 주사 치료’ 2.1%에 그쳤다.

▶두통, 소극적으로 대응할수록 일상에 나쁜 영향=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은 “두통은 소극적으로 대응할수록 점점 잦아지고 세지는 메커니즘을 가지는 병”이라며 “혼자 병명을 오인하고 임기응변식 대응을 하면 일상에 더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에서 두통 경험 직장인의 70.9%는 ‘결근은 아니지만 활동에 지장을 받는다’고 답했다.

주민경 대한두통학회 부회장(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경과)은 “두통은 원인과 양상이 매우 다양하고 진단에 따라 대처법이 달라지므로 두통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며 “특히 한 달에 8번 이상 머리가 아프면 만성두통의 경고임을 알아채고 신경과 두통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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