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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의 몰락, 한국 여성에 악영향”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몰락이 한국 여성들에게 악영향을 끼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11일 “지난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남성 중심의 한국 사회에서 성 평등이 개선될 것이란 희망을 안겼다”며 “하지만 박근헤 대통령의 지저분한 정치적 몰락은 한국 여성들의 기대를 저버렸다”고 보도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국정농단 스캔들로 인한 박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은 한국 사회에 존재하던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강화시켰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그 배경으로는 박 대통령이 종교 지도자의 딸인 친구가 국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갈취하도록 허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미용사를 관저로 불러 머리 손질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고, 성형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화시켰다고 덧붙였다.

김상경 여성금융인네트워크 회장(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은 “이번 스캔들은 박 대통령 개인의 문제인데, 그의 실패가 불특정 다수의 고위직 여성들에게까지 일반화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 대통령이 한국 사회의 유리 천장을 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희망이 있었지만 여성의 권한은 오히려 더 약해진 것 같다”고 토로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유영하 변호사가 대통령과 관련해 “여성으로서 사생활”을 언급한 것도 문제다.

유혜영 반더빌트대학 정치학 조교수는 “여성은 맹목적인 편견 때문에 리더의 자리에 오르기 어렵고 그만큼 열심히 일해야 한다”면서 “이번 스캔들은 성형 시술, 머리 손질 같은 이슈에 관심을 집중시켰기 때문에 여성 리더에 대한 편견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 취임 후 한국 여성의 노동 여건도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여성 고용률은 지난해 기준 50.2%로 2012년(48.4%)보다 높아졌지만 남성(71.1%)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또 여성 노동자의 40%는 임시직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 100대 기업의 임원 중 여성의 비율은 2.3%에 불과하다.

남성 대비 여성의 임금 수준은 오히려 후퇴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 2016’에 따르면 한국의 성 격차 지수는 조사 대상 144개국 중 116위를 기록했다. 박 대통령 취임 전인 2012년 108위보다도 8계단 하락한 순위다. 특히 여성과 남성의 임금 격차는 더 벌어졌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켄트 보이드스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여성을 더 효율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시키고 더 많은 여성이 고위직에 오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한국 차기 대통령의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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