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굿바이 오바마] 눈물 흘린 오바마 “여러분의 변화능력 믿어라”(종합)
-오바마, 8년 임기 마치고 시카고서 고별 연설
-‘오바마 레거시’ 공과 놓고 냉혹한 평가
-다가올 트럼프 시대 오바마 유산 무용지물될 수도

[헤럴드경제=조민선ㆍ김현경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8년간 임기를 마치고 무대 뒤로 퇴장한다. 그는 2008년 대통령 당선 이후 첫 연설을 한 ‘정치적 고향’ 시카고에서 마지막 연설을 끝으로, 평범한 미국 시민으로 돌아간다. 이날 오바마는 타고난 연설가답게 특유의 깊은 메시지와 시적 표현을 담은 연설로 마지막까지 전세계에 울림을 줬다.

전세계 언론들도 일제히 오바마의 퇴장과 함께 그가 남긴 업적, 이른 바 ‘오바마 유산(Obama Legacy)’에 대한 엇갈린 논평을 내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오바마가 도전의 역사를 남겼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은 반면 그의 유산이 트럼프 시대에도 이어질 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오바마는 10일(현지시간) 오후 8시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에서 가진 고별 연설에서 “우리는 우리의 시간에, 우리의 손으로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을 재확인했다”며 미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오바마는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미국을 더 나은 나라, 더 강한 나라로 만들었고, 우리는 진보를 향한 기나긴 계주를 뛰면서 우리의 일이 항상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 정치제도는 함께 더 나은 나라를 만들려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답할 것”이라며 “변화를 이뤄내는 나의 능력이 아니라 바로 여러분의 변화능력을 믿어라”고 당부했다.

앞서 오바마는 퇴임을 앞두고 가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업적으로 ▷대공황 이후 침체에 빠졌던 미국 경제부활 ▷국가 보건의료제도의 진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세계 협약 체결 ▷이란 핵협상 등을 꼽았다.
 
[사진=게티이미지]


그중 경제 위기 극복과 국민 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Obamacare)’가 최대 치적으로 꼽힌다. 오바마는 고별연설에서 “취임 당시 대공황 이래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나 실업률을 1년 만에 최저치로 낮췄다”고 강조했고, “오바마케어로 서민들도 적은 비용으로 건강보험을 갖게 됐다”고 힘 줬다.

전세계 언론들은 오바마 업적에 대한 냉철한 평가를 내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마틴 울프 수석 칼럼리스트는 10일 “오바마 대통령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 임기를 시작했고, 공화당 의원들의 부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며 “오바마는 튼튼한 경제적 기반을 다져놨다”고 호평했다. 영 BBC는 “오바마는 2008년 대선에 승리하는 순간 이미 인종적인 유산을 남겼다”며 “흑인이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역사에 도전하고 역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 USA 투데이는 “오바마 임기를 생각하면 ‘오바마가 뭘 했는가’ 보다는 ”‘오바마가 뭘 이야기 했는지’를 떠올리게 된다”며 “그는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말만 늘 강조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8 년간 흥분되는 일은 없었다”며 특히 외교 이슈에 대한 오바마의 정책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사진=게티이미지]


오바마케어와 같은 오바마의 업적은 트럼프 정부에서 줄줄이 폐기되거나 대수술 될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도 쏟아졌다.

친(親) 월가 성향의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오바마 레거시’라는 칼럼을 통해 “오바마는 역사적인 대통령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중요한 대통령은 아니었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오바마의 퇴장과 함께 오바마 아젠다를 부인하기 위해 선거운동을 한 ‘남자(man)’에 의해 승계된다”고 덧붙였다. 그 남자는 차기 정권을 이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을 지칭한 표현으로, 다가올 트럼프 시대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WSJ은 “오바마는 진보적인 로널드 레이건처럼 되고 싶었고, 역설적으로 그는 퇴임이 다가올 때쯤 이에 성공했다”며 “레이건은 더 차분하고 낙관적인 나라를 남겨두고 떠났지만, 오바마는 더 분열되고 원한이 넘치는 나라를 떠난다”고 꼬집었다.

영 가디언은 ‘전기 톱을 들고 오바마 레거시를 위협하는 존재’로 트럼프를 빗대면서, “트럼프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을 정도로 오바마 유산이 충분히 강한 지 우려된다”고 평했다. 가디언의 코넬 웨스트는 ‘오바마의 슬픈 유산’이라는 칼럼에서 “오바마 시대가 트럼프의 악몽을 부른 건 아니지만 일부 기여한 면이 있다”며 “오바마와 그 측근들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바마의 시대는 신자유주의 정신을 깨뜨릴 마지막 기회였을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폭력적인 포스트모던 시대를 목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민선ㆍ김현경 기자/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