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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에 줄서는 車…한손엔 투자, 한손엔 신차
디트로이트모터쇼를 가다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사과
신형 티구안으로 부진만회 총력

BMW 신형5 시리즈
벤츠 E클래스 쿠페 첫선
도요타 올 뉴 캠리로 공략
GM·포드 안방사수 사활


[디트로이트=정태일 기자] 꽃다발과 함께 E-클래스 쿠페를 타고 나온 디터 제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차에 대해 조금 안다며 도요타 오디션 지원자로 깜짝 변신한 아키오 토요타 도요타 대표. 하트 모양 성조기에 자사 로고를 나란히 선보인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수장들이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열리는 코보센터에서 저마다의 개성을 살려 발표자로 등장했다.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신차에 화려한 언변이 이어지자 모터쇼 관람객들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미디어 컨퍼런스 첫날 모터쇼는 그저 웃고 즐기는 자리만은 아니었다. 사상 처음으로 7년 연속 판매량을 갈아치운 미국 자동차 시장을 겨냥해 모든 참가 업체들은 칼을 갈고 나왔다. 서로가 호황의 열매를 차지하기 위해 비장의 무기를 꺼내든 것이다.미국 시장은 계속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생존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밀림으로 더욱 변신하고 있었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계를 상대로 압박강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디트로이트에 모인 업체들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는 형국이다. 트럼프의 압박과는 무관하다고 하지만, 도요타는 5년간 미국에 100억달러(12조원) 투자계획을 밝혔다. 피아트 크라이슬러도 10억달러(1조2000억원)를 투입, 2020년까지 미시간주 등의 공장 설비를 교체하고 추가고용계획을 밝혔다. ▶관련기사 13면

9일(현지시간) 디트로이트 모터쇼 미디어 컨퍼런스도 완벽한 대결구도로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 판매량 1, 2위를 다투던 폴크스바겐과 도요타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나섰다.

폴크스바겐은 디젤게이트로 추락한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 CEO는 “우리가 조작(cheating)했다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일이고 큰 실수”라며 “다시 한 번 미국 소비자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디이스 CEO는 “앞으로도 미국 공장에 비중 있게 투자할 것이고 테네시 공장의 규모도 키울 것”이라며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정책 기조에 맞추려는 모습도 보였다.

폴크스바겐의 핵심 모델은 신형 티구안 롱 휠베이스 버전과 신형 아틀라스였다. 지난해 미국 SUV 시장에서 대형 차급이 30% 가까이 성장해 이에 대비한 전략이다.

반면 폴크스바겐에 1위 자리를 내준 도요타는 2018년형 올 뉴 캠리로 승부수를 띄웠다. 토요타 대표는 “캠리는 미국 중형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데다 15년 연속 미국 판매량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캠리는 미국 시장에서 가장 사랑받는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서 65초마다 1대의 캠리가 생산될 만큼 미국 내 생산이 매우 중요하다”며 그 역시 미국 시장을 향해 ‘메이드 인 아메리카’ 목소리를 높였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간 자존심 대결도 불꽃이 튀었다. 벤츠는 지난해 신형 E-클래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데 이어 이번 모터쇼에서 E-클래스 쿠페를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BMW 신형 5시리즈 투입에 맞서 E-클래스 라인업을 확장시킨 것이다.

올해 신형 5시리즈 출시 계획에 대기수요가 몰리며 지난해 미국에서 5시리즈 판매량(11월 누적)이 75%이상 준 BMW는 절치부심하는 모습이었다. BMW는 올해 신형 5시리즈를 출격시켜 미국 중형 럭셔리 시장을 다시 석권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아우디는 Q8 콘셉트 모델, SQ5를 선보이며 미국 SUV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특히 디젤게이트 관련 스캇 키오 아우디 미국 법인 대표는 “Q7이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긍정적 판매량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우리에게 충분히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Q8 콘셉트 모델은 내년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GM, 포드 등 미국 업체들도 안방 사수에 사활을 걸었다. GM은 중형 SUV인 신형 트래버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앨런 베이티쉐보레 브랜드 총괄은 “쉐보레는 업계를 통틀어 가장 다양한 크로스오버 및 SUV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드는 보행자 감지 기반 충돌 방지, 4G LTE 모뎀 등의 특징을 담은 픽업트럭 F-150을 공개하고 이 시장 선두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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