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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요타 “美 100억달러 투자”…모터쇼 집어삼킨 ‘트럼프 이슈’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트럼프 이슈’가 ‘2017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집어삼켰다. 피아트크라이슬러, 도요타가 앞다퉈 모터쇼에서 신차 공개와 함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일본의 자동차업체 도요타가 향후 5년간 미국에 100억 달러(12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은 모터쇼에 참석해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사진=게티이미지]

도요타 측은 ”이번 투자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압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일본의 교도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압력에 응답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도요타에 “10억 달러 규모의 멕시코 공장 건설을 철회하라”며 “안그러면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의 발언 이후 도요타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주식시장까지 요동치자, 도요타가 구체적인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도요타. 사진=게티이미지]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 사진=게티이미지]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8일 미국 내 투자 계획을 밝혔다. FCA는 “총 10억 달러(1조2000억원)를 들여 2020년까지 미국 미시간주(州)와 오하이오주의 공장 설비를 교체하고 2000명을 추가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는 트위터에 “지난주 포드에 이어 FCA도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섰다”며 “고마워요. 포드와 피아트 C”라고 화답했다.

FCA가 발빠르게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것도 트럼프의 관세 압박이 현실화되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르조 마르키온네 FCA CEO는 9일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상당히 높은 수준의 관세(35%)가 도입되면, 멕시코에서 무엇을 생산해도 수익이 안 나기 때문에 철수해야 할 것”이라면서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는 GM을 타깃으로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파는 방식을 강하게 비판했다. 포드사가 결국 멕시코 공장 건립 계획을 철회, 백기투항하자 이에 대한 환영 의사를 밝혔다.

WSJ은 “신차 발표가 이슈여야할 모터쇼를 트럼프의 정치적 압박과 메시지가 지배하고 있다”며 그동안 정치적인 메시지가 쏟아진 디트로이트 모터쇼라고 해도 예년과는 다른 분위기라고 전했다. 과거에는 미국의 정책 방향을 자동차업계가 이끄는 방식이었다면, 올해는 일방적인 트럼프의 압박에 자동차 업계가 따르는 모양새라는 지적이다.

한편, 한국의 자동차업체도 도요타의 백기 투항이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본격적으로 멕시코 공장을 가동하는 기아차는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앞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걱정거리에 미국 관세 리스크가 더해졌다”며 “특히 현대차보다 기아차가 큰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30억 달러가 들어간 연간 40만대 생산 규모의 새 공장이 트럼프 당선 2개월 전에 문을 열었지만, 이 공장이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 있다”고 지적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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