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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사이버공격 증가…또 러시아 개입?
佛·獨 선거개입 우려…보안 강화


유럽연합(EU)에 대한 사이버 공격이 점점 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미국 대선을 둘러싼 러시아의 해킹 의혹이 높아지면서 EU 내에서는 러시아가 다가오는 프랑스와 독일의 선거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9일 소식통을 인용, 지난해 유럽연합집행위원회 서버 해킹 시도가 110차례로 전년보다 20% 늘었다고 보도했다. EU는 지난해 11월 대규모의 사이버 공격에 노출된 바 있다.

사이버 공격의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EU집행위 관계자는 “지난해 EU집행위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의 80%는 위험한 수준이었다”며 “다행히 기밀 데이터 보호 시스템이 작동했지만, 만약 공격이 성공했다면 중요 정보 유출이나 정보통신(IT) 시스템 마비 등 심각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줄리안 킹 EU집행위 안보담당 집행위원은 “EU집행위를 비롯해 유럽의 많은 기관들이 다양한 근원으로부터 받는 사이버 공격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위협은 지속적이고 공격적이며, 점점 더 위험해지고 파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큰 피해를 입히는 사이버 공격은 우리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려는 목적의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EU는 사이버 보안 정책 강화에 나서고 있다. 고위공무원의 이메일을 암호화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사이버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EU 내에서는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EU집행위는 사이버 공격의 주체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지목하지 않고 있다. EU집행위 대변인은 “서로 다른 공격자들이 같은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고, 익명의 서버를 이용해 신원을 숨긴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정보당국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대선 개입 해킹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반면, EU 외교가에서는 러시아가 해킹을 통해 유럽 선거에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이버 공격과 러시아의 잘못된 정보가 오는 10월 치러지는 독일 총선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최근 언급했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도 오는 4월 프랑스 대선이 사이버 공격에 노출되기 쉽다고 8일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 프랑스를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두배로 증가했다면서, 미국 대선 개입 해킹과 같은 공격에 방어할 수 있다는 생각은 “순진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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