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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140자 트윗에 장난처럼…‘메가톤급 메시지’
북핵·기업때리기 등 전방위 메시지
언론 배제 하루 10여건씩 쏟아내

기업가 특유 상명하달 스타일
일방적 소통에 우려감 증폭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에서 이긴 뒤에도 ‘트위터 정치’를 지속하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주요 법안, 정책에 대한 의견 개진으로 취임 전부터 메가톤급 파급력을 보여주는 가운데,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의 일방통행식 트위터 정치에 대한 논란이 거세다.

선거 국면에서 “언론에 의해 메시지가 왜곡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트위터를 활용한다”고 항변했던 그는 당선 뒤에도 트위터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다. 메시지의 영역도 중대한 국가 정책과 맞물려있는 북핵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의 미 대선 해킹 의혹, 기업들의 실명 비판 등 정치, 외교, 경제 등 전방위로 뻗어있다.

트럼프는 3일과 4일(이하 현지시간) 트위터에 연달아 오바마 정부의 상징적 업적인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글을 올렸다. 그는 “오바마케어는 엉망”이라며 “클린턴도 오바마케어를 미친(Crazy) 제도라고 했다”고 밝혔다. 4일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과 관련해서도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입장을 옹호하며 민주당을 깎아내렸다. 트럼프는 “‘14살짜리가 포데스타를 해킹했을 수도 있다’고 어산지가 말했다. 민주당 전국위원회(DNC)는 왜 그렇게 부주의했나?”라고 밝혔다.

횟수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말 하루 평균 1~2건이었던 트윗을 올해 들어 하루에 10여 건씩 올리며 더욱 트위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CNN 등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의 140자 트윗을 보도하면서, 이에 대한 의미를 풀어 쓴 기사를 게재하는 등 해프닝도 연출됐다.

3일 트럼프의 트위터 비판을 계기로, 공화당이 의회윤리국(OCE)의 기능을 약화하는 개편안 추진을 전격 철회한 것을 놓곤 긍정적인 의견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OCE 법안 추진을 막는데 일조한 트럼프의 트위터와 SNS에서 터져 나온 분노가 이 같은 결과를 이끌었다”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의 트윗이 여론을 선도한다기 보단 대중들에게 어떤 충격을 가하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트위터에 전적인 신뢰를 주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트위터 사랑은 선거 국면에서도 논란이 된 바 있다. 힐러리 클린턴을 향한 비판은 물론 친정인 공화당을 향해서도 거침없이 토해내는 트윗에 대선 주자로서 신중함,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트럼프가 트위터를 줄이겠다고 선언했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지난달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여론조사 결과도 트럼프의 트위터 활용도에 대한 질문에 56%가 “너무 많이 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당선인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36%가 그의 트위터 과다 사용에 공감을 보이는 등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또 ‘백만장자’ 기업가 출신 특유의 상명하달식 메시지 배설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쌍방향의 생산적인 의사소통은 아니라는 점에서 일방성, 폭력성 등이 거론되기도 한다.

물론 긍정적인 의견도 있다. 특히 선거 국면에선 공식 절차 거치지 않고 실시간으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 파급력 측면에서 유리하다. 백악관 대변인으로 내정된 션 스파이서 공화당 홍보부장은 지난 1일 ”트럼프는 트위터를 할 때마다 효과를 얻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류 언론은 트럼프가 4500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는 것에 공포를 느낄 뿐”이라며 “그가 꼭 모든 발표를 주류 언론을 통해서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내각 인선을 트위터로 발표하는 파격 행보를 보여 향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중요한 발표를 트위터로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댄 스카비노 트럼프 SNS 담당 보좌관은 “20일 공식 취임과 함께 1300만 팔로워를 둔 미국 45대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PEOTUS)을 추가로 받게된다”며 앞으로 트위터 정치를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트위터 메시지에 보다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 22일 트럼프는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에 대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 확장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전 세계적인 핵 전쟁을 불러일으키느냐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WSJ은 “트럼프 당선인의 트위터가 외교정책 혼선에 이어 안보 불안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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