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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인서적 부도, 오늘 채권단 구성 '질서있는 청산'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부도가 난 2일 저녁 6시에 주거래 은행에서 전자어음 부도 통보 메시지가 도착했어요. 이런 메시지 받아본 건 처음이에요.정말 화가 나는 건 부도난 당일도 주문이 왔거든요. ”

1인출판사로 출판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한 출판사 대표는 송인서적의 부도 소식에 허탈한 웃음과 함께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송인서적이 3일 최종 부도처리된 가운데 채권단을 대표하는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날 오후 송인측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가졌으나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 청산절차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송인은 돌아온 어음 20억을 막지 못해 2일 1차 부도를 냈으며, 추가로 돌아올 어음은 80억원, 출판사 미지급 270억원, 서점잔고 80억원, 창고 재고 40~55억원으로 알려졌다.

우선 출판인회의는 4일 정식 채권단을 구성, '질서있는 청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채권과 창고 재고를 확보한 뒤, 창고를 개방해 출판사들이 책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할 참이다. 그러나 미지급금은 방도가 없어출판사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이번 송인 부도의 최대 피해자인 700여개 중소출판사들은 앞이 깜깜하다.

영업직원을 따로 두지 않는 이들 작은 출판사들은 대부분 일원화 거래를 해와 피해가 더 크다. 대형 출판사나 베스트셀러 출판사들은 현금을 챙겼지만 이들은 대부분 어음을 받아 인쇄소나 제본소에 넘기는데, 부도로 감당하기어려운 곳들이 생겨나면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송인서적의 만기 도래 어음은 4월까지 이어지기때문에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출판계는 고질적인 어음ㆍ위탁 거래가 중소출판사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이런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최대 피해자로 만든다고 보고 있다. 수개월짜리 어음을 받고 팔리지 않은 책은 고스란히 반품을 받아야 하는 구조에 힘들어하고 있다.

이와함께 최근에는 책 공급률경쟁이 출판계 각 주체들간의 치열한 싸움을 유발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공공도서관이나 학교 등 각 지자체 납품을 따낸 서점들이 도매상에 물량을 내세워 공급률 인하를 요구하면서 점점 마진이 줄어드는 구조가 되고 있다. 출판계는 이 물량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즉 도매상이 출판사로부터 정가의 60~65%에 책을 받으면, 소매점에 70%~75%에 주는게 일반적인 거래형태였으나 최근에는 5% 마진도 확보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비도 건지기 힘든 구조가 도매상의 경영여건을 악화시겼다는 지적이다.

출판유통은 급속한 변화를 맞고 있다. 온라인서점, 대형서점의 비중이 커지고 출판사와 직거래를 하면서 도매상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새로 수립할 출판문화산업진흥 5개년(2017~2021년) 계획에 출판사의 서점 공급률 차별 금지조항을 신설, 차별없이 동일한 가격의 책을 공급하는 표준공급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각 유통단계별 이해를 반영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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