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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문체부 인사 유감
“직원들이 어느 선까지 일을 해야 하나 갈피를 못잡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공무원이 전한 문체부의 분위기다.

예정된 사업이나 관련 업무를 하자니 의원들로부터 무슨 지적을 받을 지 몰라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이번 사태로 내부에 자괴감, 실망, 분노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월30일 전격 단행된 문체부 1차관과 실장 인사는 이런 상황이 적극 반영된 모습이다. 당초 해를 넘길 것이란게 대체적인 기류였고, 정관주 전 1차관 후임이 결정될지도 미지수였다.

무엇보다 이번 인사는 흔들리는 조직을 다잡아야 한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최순실 사태 이후 문체부는 불가피한 경우 등 최소한의 업무만 꾸려왔다. 가장 시급한게 1년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이다. 현재로선 분위기를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스포츠 스타들까지 ‘최순실 사태’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문체부는 무엇보다 내부 사업들을 올림픽 관련 사업으로 집중해 분위기를 띄운다는 방침이나 신나는 분위기 조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는 모처럼 내부 승진 발탁이 많아 반길 만하지만 씁쓰레함을 감추기 어렵다.

송수근 기획조정실장이 1차관으로 승진발탁됐으며, 김영산 문화예술정책실장, 김갑수 기조실장, 이우성 문화콘텐츠정책실장, 이형호 체육정책실장 등 4명이 승진했다. 한달 전에는 김종 전 차관 후임으로 유동훈 2차관이 발탁됐다. 이런 모습은 실로 오랜만이다. 장관을 비롯, 1,2차관이 모두 외부 인사로 채워졌던 점에 비쳐보면 정상화로 비쳐지기도 한다. 이는 상처입은 직원들을 다독일 필요성이 있었을듯 싶다.

이번 인사에는 사실 조윤선 장관 변수도 들어있다. 조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관련, 작성 지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장관이 위증 혐의가 있다고 보고 조만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문화계 일각에선 새해 세종청사에서 장관 퇴진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 언제까지 자리를 유지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에서 1차관 인사를 서둘렀을 공산이 크다.

퇴직한 문체부 한 고위관료는 얼마전 “청와대가 우릴 개처럼 부렸다”고 언론에 폭로했다. 문체부 안에서도 조직 운영의 투명성에 대한 반성과 각오가 필요한 시점이다. 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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