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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 새역사의 원년을 만들자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가 밝았다. 정(丁)은 불의 기운을 띤 천간(天干)이다. 불은 ‘붉음’인 동시에 ‘밝음’을 의미한다. 닭은 새벽을 알리는 총명한 동물이다. 그래서 올해를 상징하는 ‘붉은 닭’은 ‘총명한 닭’이고 ‘열정의 닭’이다. 세상을 밝히는 ‘밝은 닭’이다. 어두움으로 가득찬 한 해를 보내며 지쳐버린 마음을 달래고 희망을 주기에 충분하다.

지난 한해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역사적으로 기록할만한 악재들이 줄줄이 터진 1년이었다. 진도 5.8의 경주 지진은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란 사실을 일깨웠고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은 대통령 탄핵까지 불러왔다. 김정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멈추지 않았고 남북 경협의 상징이자 유일한 연결고리였던 개성공단은 전면 폐쇄됐다. 영국의 EU탈퇴 결정으로 브렉시트쇼크에 빠진 세계는 미국에서 정치의 아웃사이더 트럼프가 대통령에 선출되자 보호무역과 고립주의 공포에 떨게됐다.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한국경제 내부의 염증들도 항생제로는 어림없는 수준으로 악화됐다. 선거없는 2015년의 경제회생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채 2017년 인저리타임마져 날려버린 결과다.

하지만 그래도 버릴 수 없는게 희망이다. 혹독한 겨울없이 따뜻한 봄날은 오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이처럼 지고지난한 세월속에서도, 이같은 험난한 사건사고 속에서도 이만큼 버티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할 일이다. 희망은 긍정과 낙관을 먹고 자라는 나무다. 억지로 만든 희망이라도 없으면 견디기 힘든게 내년 한국호가 처한 상황이다.

사면초가 악재일색 경제상황

2017 세계경제는 완만한 개선조짐을 보인다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인상과 트럼프 신정부의 통상정책 전환, 영국의 브렉시트 여파,중국의 기업부채 불안 등으로 불확실성은 더 높아질게 분명하다. 대외경제여건은 먹구름속이다.이런 가운데 우리 경제는 내수 둔화와 수출의존형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으로 인해 경기회복의 모멘텀은 더 약해질 것으로 보는게 중론이다. 2016년은 소비와 주택건설투자 등 내수가 수출부진을 보완해줬지만 올해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 미 금리인상과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불안 요인이 가계부채 문제 등 국내 요인과 맞물리면 부동산 시장 둔화와 한계점에놓인 가계와 기업리스크가 확대될 수 밖에 없다. 그건 고용창출력의 약화를 의미하고 저소득층의 소득기반이 더 나빠지는 결과로 나타난다. 결국 거시정책을 최대한 확장적으로 운용하는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절실해진다.

재점화 절실한 성장동력

대외요인보다 급한 것은 성장동력 상실이란 대내문제다. 우리 주력 산업은 후발국의 추격으로 경쟁력이 날로 약화되고 있다. 10대 수출품목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올라도 시원챦을 판에 지난 2010년 9%에서 지금은 8%로 떨어졌다. 미래 성장을 좌우하는 4차 산업혁명 적응도도 낮다. 미국 5위 일본 12위인데 우리는 25위 수준이다. 중국마져 28위로 바짝 뒤에 붙어있는 마당이다. 이런 가운데 그 숱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낮은 출산과 혼인율은 개선될 기미가 없다. 내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 자체가 감소에 들어간다.

정상화 되어야 할 외교

우리같은 대외 의존형 무역국가에서 외교는 기업의 기술경쟁력만큼 중요하다. 그동안 보여준 주먹구구식 외교가 제자리를 찾아야 할때다. 한국의 사드 배치 결정에 중국이 그처럼 강한 반발을 하는 것은 코 앞에 자신의 안방까지 사찰할 군사무기가 들어선다는 실질적 위협 이외에도 그 중요한 일을 삽시간에 결정하고 통보하듯 알려버린 외교적 무례에대한 반감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그리고 북한 사이에서 외교적으로 밀고 당기기에 그토록 좋은 카드를 반발만 불러오며 꺼내버린 셈이다. 외교는 예의를 갖춘 밀고 당기기다. 사대가 아니다. 외교에서 등거리와 줄타기는 우유부단이 아니고 절묘한 생존 기술이다.

정치개혁 토대 되어야 할 대선

대한민국의 세밑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얼룩졌다. 결국은 탄핵까지 이르게 된 이번 사태는 결국 대선으로 대단원을 맞게 된다. 그리고 그건 촛불정신의 새로운 대단원을 향한 시작이다. 촛불의 시대정신은 기득권 기성제도를 혁신한 새역사 새한국이다. 정의로운 국가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개헌을 통해서라도 제왕적 대통령이란 권력 구조는 새로 짜여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새 집권자는 평화적인 촛불 함성이 쟁취한 명예혁명의 의제들을 소화하고 구체화해야 한다. 그건 일종의 사명이다.

국민들은 그런 사명을 짊어지고 제대로 수행해 나갈 인물을 골라야 한다. 올해 대선도 퍼주기 공약이 난무하는 포퓰리즘의 광장이 될게 틀림없다. 기업 팔 비틀어 만든 돈으로 문화, 스포츠 진흥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탄핵을 맞은게 이 정권인데 지금도 기업 출연금으로 1조원 기금을 만들어 농어민을 지원하겠다는 정치인이 나오는 판국이다. 소득 수준과 근로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제가 아무렇지도 않게 거론되기도 한다.

다시는 잘못 뽑아 평화적 촛불로 갈아 엎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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