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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산 짝퉁 ‘물엿 홍삼’ 생산업자, 잡고 보니 인삼제품협회장
-제조업체 대표 7명 구속기소

-소비자 속여 총 433억원 부당이익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중국산 인삼농축액에 물엿을 섞어 만든 가짜 홍삼제품을 국산 홍삼으로 만든 것처럼 속여 수백억원 어치를 판 ‘양심 불량’ 업체 대표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부장 변철형)는 가짜 홍삼제품을 만들어 판 혐의(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 위반 등)로 홍삼제품 제조업체 대표 김모(73) 씨 등 7명을 구속기소 하고 관련 법인 등 1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중국산 인삼농축액 등을 사용하여 제조한 가짜 홍삼제품. [제공=서울서부지검]


또 이들 업체에 중국산 인삼농축액을 공급해 범행을 도운 혐의로 수입업자 신모(51) 씨 등 5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김 씨 등 업체 대표들은 지난 10월까지 2∼4년에 걸쳐 중국산 인삼농축액에 물엿, 캐러멜색소, 치커리 농축액 등을 섞어 가짜 홍삼제품을 만들었다. 이들이 판매한 금액은 최소 22억원에서 최대 164억원어치에 이르며, 소비자를 속여 올린 매출을 모두 더 하면 무려 433억원에 달한다.

김 씨 등은 인삼농축액을 가열하면 ‘Rg3 사포닌’이 많아져 성분분석만으로는 제대로 된 홍삼제품과 구분하기 힘들다는 점에 착안해 범행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여러 차례 쪄서 만드는 홍삼은 효능이 뛰어난 ‘Rg3 사포닌’이 인삼보다 많이 함유돼있다.

소매상들은 홍삼을 비롯한 인삼 제품을 살 때 판매자가 제시하는 경작확인서, 연근확인서를 통해 산지가 어디인지, 몇 년근 삼으로 만들었는지 등을 확인한다. 김 씨 등은 인삼 거래의 투명성을 담보하려고 마련된 이 시스템도 무너뜨렸다.

제조업체 비밀 창고에 보관 중인 중국산 인삼농축액. [제공=서울서부지검]


김 씨 등은 국내산으로 표기된 가짜 서류를 중국산 인삼농축액 수입업자들에게서 받거나 허위로 만들어 제시했다.

더 놀라운 것은 김 씨는 한국인삼제품협회 회장, 함께 구속된 다른 업체 대표 신모(58) 씨는 같은 협회 부회장이란 사실이다.

검찰은 최근 3년간 연평균 47.5t의 중국산 수입농축액이 수입됐으나 유통경로가 대부분 확인되지 않고, 국내에 중국산으로 표기된 홍삼제품이 거의 유통되지 않는다는 점이 수상하다고 보고 식품의약안전처,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시와 합동 수사를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를 계기로 식약처가 중국산 인삼농축액의 유통경로를 주기적으로 추적·점검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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