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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듀 2016 법조계②-검찰수사] 가습기 살균제부터 최순실 게이트까지…희비 엇갈린 檢 수사들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올 한해 검찰청 달력엔 ‘빈칸이 없다’고 할 만큼 유난히 대형 사건이 많았다. 1월부터 12월까지 수사 스케줄이 달력을 빽빽하게 메울 정도로 각종 사건이 검찰로 쏟아졌다. 그러나 고질적인 법조 비리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사결과 탓에 검찰은 올해도 외부로부터의 개혁 압박을 피해갈 수 없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중심에 섰던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가 지난 4월 검찰에 출석하는 모습[사진=헤럴드경제DB]


▶‘특별수사’ 조직 난무

=올해 검찰 내부엔 한시적으로 구성된 ‘특수 조직’이 여느 해보다 많았다. 1월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이 편성된 것으로 시작으로 과거 중수부를 대체한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이 출범하며 주목을 받았다. 하반기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수장으로 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져 68일간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했다.

그러나 특수 조직이 난무하자 검찰이 부실 수사에 대한 비난 여론을 ‘특별팀 구성’으로 모면하려 한다는 평가가 뒤따르기도 했다. 비위 의혹에 휩싸인 전ㆍ현직 검사들을 수사했던 ‘이금로 특임검사팀’, ‘김형준 부장검사 특별감찰팀’, ‘우병우 특별수사팀’도 예외 없이 ‘늑장수사’ 혹은 ‘봐주기’라는 비난이 나온 뒤에 꾸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 9월 검찰에 소환되며 검찰의 롯데 수사도 정점에 올랐다. [사진=헤럴드경제DB]

▶5년 만에 기소, 늦었지만…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검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온 국민을 분노로 들끓게 했다. 특별수사팀은 자칫 ‘소비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로 치부될 뻔한 이 사건을 ‘기업 이윤을 위해 소비자의 안전을 희생시킨 대형 참사’로 바로 잡고 관련자들을 대거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유해성 논란이 처음 제기된 지 5년이 지나 시작된 검찰의 뒤늦은 수사에 피해자들은 아쉬움을 보였다.

수사 결과 옥시ㆍ롯데마트ㆍ홈플러스ㆍ버터플라이이펙트 등은 안전성 검증 없이 독성 화학물질이 들어간 제품을 제조ㆍ판매하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허위 광고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 교수들은 이들 업체에 유리한 허위 보고서를 써준 것으로 드러나 학계의 도덕성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신현우 전 옥시 대표에게는 현재 징역 20년이 구형된 상태다. 선고는 오는 1월에 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비리를 수사하면서 남상태, 고재호, 박수환, 강만수, 이창하 씨(왼쪽부터)를 구속기소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기업 사정

=올해도 기업을 상대로 한 검찰의 칼은 쉬지 않았다. 검찰은 올 6월 재계 5위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수사에 나섰다. 132일 간의 수사 끝에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을 일괄 불구속 기소하는 것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검찰이 적발한 비리 액수만 3755억원에 달했다. 반면 총수 일가의 비자금과 제2롯데월드 인허가 의혹 등은 규명되지 않아 ‘먼지털이식 수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검찰은 신동빈 회장에 대한 영장 기각과 서미경 씨의 소환 불응, 이인원 부회장의 자살, 롯데의 증거인멸 등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국정농단의 중심에 선 ‘비선실세’ 최순실 씨는 지난 10월 30일 검찰에 출석하며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최 씨는 현재 특별검사팀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을 받고 있다.[사진=헤럴드경제DB]

부패범죄특별수사단 역시 6월부터 대우조선해양의 회계사기 의혹과 경영진 비리를 수사하며 남상태, 고재호 두 전직 사장과 연임로비에 연루된 박수환 뉴스컴 대표,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등을 구속기소했다. 최근엔 송희영 전 조선일보 주필을 소환하며 계속 수사 중이다.

이밖에도 연비조작 파문을 몰고 온 폴크스바겐과 옥시 등 외국계 기업들이 수사대상이 되면서 올해 검찰청사엔 유난히도 외국인 임원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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