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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 도핑방지위 “조직적 도핑 시인”… 논란 확산 차단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러시아 국립 도핑방지위원회(RUSADA)가 자국 체육계의 금지약물 사용(도핑) 스캔들에 대해 조직적인 일이었다고 시인했다. 더 이상의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안나 안첼리오비치 RUSADA 위원장 직무대행은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도핑 문제가 정부 기관이 주도한 “제도적 음모”였다며, 여러 해에 걸쳐 도핑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이밖에 또 다른 러시아 관리들도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 올림픽 뿐만 아니라 전 올림픽 대회에서 대규모로 자국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이 투여된 사실을 시인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는 러시아의 도핑 의혹을 부인했던 기존 입장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다. 지난 5월 그리고리 로드첸코프 당시 RUSADA 위원장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때 금지약물 3가지를 혼합(칵테일)한 약을 자신이 직접 개발해 시바스 리갈이나 마티니 등의 술에 타 러시아 선수 수십명에게 제공했으며 이를 숨기기 위해 선수들의 소변샘플을 바꿔치기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비탈리 무트코 러시아 체육부 장관은 “전혀 근거없는 공격이며 허튼 소리”라며 로드첸코프가 돈을 받고 개인적으로 한 일로 몰아갔다. 그러나 지난 9일 캐나다 법학 교수 리처드 맥라렌이 이끄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독립위원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제공한 러시아 선수의 소변 샘플 95개를 조사해 28명의 선수가 샘플을 바꿔치기 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러시아의 입장이 갑자기 바뀐 것은 밝혀진 부분에 대해 인정함으로써 더 이상의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수습책”이라고 맥라렌 교수는 해석했다.

실제 안첼리오비치 직무대행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최고위 관리들은 이 문제에 개입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푸틴 대통령에 의해 반도핑 시스템 개혁 책임자로 임명된 비탈리 스미르노프 역시 “전직 체육부 장관이자 러시아올림픽위원회 (명예)회장인 나의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가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라면서도 “누구에게 책임이 있는지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가 드러난 소치 올림픽은 푸틴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했던 사업이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위한 정치공작과 준비작업에도 밀접히 연루됐다고 NYT는 지적했다.

한편 IOC는 소치올림픽에 참가한 러시아 선수 28명에 대한 징계 절차를 시작하는 한편 소치올림픽 뿐 아니라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샘플에 대한 전면 재조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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