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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와 진주만] 불확실성의 아베노믹스…‘정치’ 재물이 된 ‘경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2012년 취임 이래 ‘아베노믹스’를 무기로 견고한 지지기반을 확보한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가 정책의 중심추를 경제에서 외교안보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27일(현지시간)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애리조나 기념관에 헌화한 아베 총리가 경제보다는 외교ㆍ안보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일본 총리관저실 홈페이지]


미국의 정권교체로 미ㆍ일 관계 구도가 불확실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세력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선순위가 경제보다는 외교에 쏠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테네오인텔리전스의 토비아스 해리스 부사장은 아베가 “적어도 2017년 상반기까지는 외교정책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앞으로의 미일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첫 단계가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불확실한 국제정세라는 변수는 불확실한 성과를 보이는 아베노믹스의 흠을 덮어주기에 충분했다. 일본 중앙은행(BOJ)은 지난 2014년부터 올해까지 목표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 등 각종 정책을 도입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아베노믹스 회의론이 커지던 찰나에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사진=게티이미지]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ㆍ닛케이) 신문은 “(아베의) 장기집권 실현을 위한 열쇠는 ‘경제’가 쥐고 있다”면서도 “아베노믹스 효력이 약해지자 ‘역사적 성과’(외교ㆍ안보면)가 지지율을 올리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꼬집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당선 이후 일본의 위상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WSJ는 트럼프가 동북아 패권질서에 개입하지 않으면 일본은 역내국가로서 적극적인 안보정책을 펼칠 것이고, 트럼프가 동북아 문제게 개입하게 되면 협조자로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새 대통령은 진보적인 성향이 강할 것이고, 호주는 남중국해 문제에서 발을 뺀 지 오래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전통 외교관계를 깨고 중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 “아베의 진주만 방문은 일본이 태평양 일대에서 ‘유일한 동반자’라는 사실을 트럼프에 알린 것”이라며 “아베도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편, 닛케이는 아베가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과 블라디미르 푸티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스트롱맨’과 신뢰를 구축하고 중재자로서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1 대 1’ 협상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닛케이는 “일본의 대(對)트럼프 전략은 명쾌하다. 국제회의 등 모든 기회를 이용해 트럼프와 여러 차례 만나고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 개인 경영자로서의 성공 경험이 있는 트럼프는 상향식 발상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취하는 전략과 유사하다. ‘독재형 지도자’는 ‘1대 1’ 회담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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