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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이치뱅크가 트럼프에 빌려준 ‘3억 달러’, 유례없는 이해충돌 야기하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인의 재산을 둘러싸고 유례없는 이해관계 충돌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는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22일(현지시간)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가 트럼프 그룹에 빌려준 3억 6400만 달러(약 4382억 2000만 원) 상당의 채무를 조정하면서 유례없는 이해충돌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도이치뱅크가 프라이빗뱅킹 부문으로 트럼프 일가에 대출한 300억 달러에 대한 대출 규모를 조정하고 계약용어를 강화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트럼프 측근에 따르면 도이치뱅크는 트럼프 당선인 사이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트럼프의 개인 보증을 담보로 제공했던 채권 양식을 바꾸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스스로를 보증인으로 내세워 도이치뱅크로부터 낮은 이자율에 채권을 발행받았다. 


[사진=게티이미지]

상황은 트럼프가 내정한 법무부 장관이 현 미 법무부가 도이치뱅크를 상대로 조사하고 있는 모기시담보부증권(MBS) 부실 판매 및 러시아 부유층 고객들의 돈세탁에 일조 문제를 인계받게 되면서 복잡해졌다. 통신은 이해충돌을 최소화하려는 도이치뱅크의 움직임이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는 카드로 작용해 미 현 법무부가 부과한 벌금이 삭감되거나 처벌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리처드 페인터 미네소타 법학 교수는 “대통령이 막대한 자금을 대출받은 은행을 대통령의 내정을 받은 정치인물이 조사한다고 생각해보면, 정말 끔찍해보인다”며 “은행의 비리 및 불법 행태를 조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 은행에 채무가 있는 사람이 조사를 한다고 하면 은행에 가할 규제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는 도이치뱅크와의 관계는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도이치뱅크는 지난 1998년 월스트리트에 빌딩 리모델링 목적으로 트럼프에 1억2500만 달러(1453억원)를 대출한 데 이어, 이후 13억 달러 규모의 채권을 발행했다. 2005년에는 시카고에 건설하는 92층 높이 트럼프 타워에 6억 4000만 달러(약 7440억 원)를 빌려줬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로 시카고 트럼프타워는 3억 3400만 달러(약 3880억원)를 갚지 못했다. 트럼프는 도이치뱅크에 글로벌금융위기에 책임이 있다”며 30억 달러(약 3조 4800억원) 배상을 요구했다. 당시 미 연방법원이 도이치뱅크의 손을 들어줬지만 트럼프는 도이치뱅크를 협상테이블로 끌고와 시카고타워의 대출만기를 2015년까지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 이후 트럼프는 2012년 전액을 상환했지만, 도이치뱅크로부터 프라이빗뱅킹 부문에서 3억 달러를 대출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1억 2500만 달러는 마이애미의 도랄 골프리조트 매입에 사용됐다.

도이치뱅크는 트럼프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가 뉴욕 맨하튼의 리테일 목적으로 빌린 3억 7000만 달러 규모의 부동산 채권을 대선 일주일 앞두고 연장해주기도 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도이치뱅크가 특혜를 누리게 될 지 모른다고 일침을 가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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